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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통합일정 제시 못한 대한항공…산업재편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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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후 객단가 높이기 위한 공급 감소 가능성
'초과 공급' 항공시장 신규 취항 성공도 불투명
합병 일정·방법 언급 없어…우기홍 사장 "구체 계획 어렵다"
슬롯 점유율 강조하지만 공정위는 노선별 점유율 따질 듯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인수합병(M&A) 구체안을 일부 공개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합병 일정은 물론 통합 항공사 출범 시점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해 조직 통합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수 후 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독과점 우려에 대한 해명 역시 충분하지 않아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 공급 유지한다는 대한항공, 대당 탑승객 수 높여 객단가 높일 유인도…신규 취항 수요도 불분명

31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PMI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3개 LCC를 어떻게 통합할지와 지원부문 회사의 효율적 운영방향 검토 결과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전략(PMI)'을 제출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간담회에서 사업 방향성은 물론 합병 일정조차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통합 효과와 준비에 대한 의문을 완전히 해소시키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양사 합병이 항공산업에 미칠 영향 역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CC 통합방안 역시 3사 합병 외에 구체안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시너지 효과의 경우 중복 노선을 재조정하면 현재와 동일한 공급을 제공하면서도 항공기 대수를 10%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 조정에 따른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조직 역시 네트워크, 기재, 인력 등을 통폐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복 노선의 경우 통합 이후에도 과거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양사 경쟁 체제에서 가격 인하 효과에 따른 수요 창출 효과가 일정부분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효율성 차원에서 한 대당 탑승객 수를 높이기 위해 공급을 줄여 객단가를 높일 유인 역시 배제하기 힘들다.

대한항공 추산 결과 효율화를 통해 남는 기재 10%를 신규 취항하는 방안 역시 실현 가능성은 반반이다. 현재도 항공산업이 초과공급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신규 노선의 수요가 발생할지 불분명하다. 대한항공이 LCC 대비 항공권이 비싼 점을 고려하면 수요 창출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 있다.

LCC의 장거리 노선 진출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은 LCC의 진출로 가격 하락에 따른 신규 수요가 발생하며 시장 전체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었다. 장거리 노선 역시 이런 잠재력을 고려해 LCC 진출 시도가 본격화할 수 있지만 장거리 특성상 LCC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정에서는 대형항공사(FSC) 국적사 1개 체제는 소비자에 유리할 리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양사 통합이 인천국제공항 중심으로 여객과 화물이 성장, 공항이 동북아 중심 허브공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우 사장의 주장은 장밋빛 청사진에 그칠 수 있다.

◆ 양사 합병·통합 LCC 출범 일정 불분명…우기홍 사장 "기업결합심사 등 고려해 계획 구체화 어려워"

양사 합병 일정이 불분명하다는 점 역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한 뒤 2년여의 준비를 거쳐 양사 통합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 각국의 기업결합심사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감안하면 2023년 말, 늦어도 2024년에는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는 셈이다. 앞서 오는 6월 말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확보한 뒤 2022년 합병하려던 계획보다 2년 가량 늦춰졌다.

우 사장은 "기업결합심사 필수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태국, 유럽연합(EU), 미국, 터키 등 9개국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연내 조속히 승인받을 수 있도록 각국 자문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사장은 구체적인 일정을 못박지는 않았다. 그는 "양사 통합을 위해 안전운항체계 준비, IT 시스템 통합, 조직·회계제도 통합 등 수십가지 프로젝트가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며 "우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통합까지 약 2년여가 소요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LCC의 경우 일정이 더욱 불투명하다. 우 사장은 이날 큰 틀에서 3사 통합 방침을 재확인한 것 외에 추가적인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부산지역의 관심사인 통합 LCC 본사 위치에 대해서도 아직 말할 시점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항공산업은 네트워크 기반산업인 만큼 별도 회사로 운영하면 허브공항, 네트워크, 기재, 인력 등 자원 효율성 제고나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며 "양사뿐만 아니라 LCC도 통합하되 한진칼 산하 또는 대한항공 자회사로 두는 방안 두 가지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PMI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 사장은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경쟁당국의 의견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해소, 각 회사들의 지분문제 이슈 등 실제 통합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기 어려워 통합을 추진하면서 상황에 맞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PMI에 구체안이 담겼지만 변경 가능성 때문에 공개가 어려운지 아니면 불확실성 때문에 구체안 자체를 수립하지 못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 공정위 노선별 점유율 따지는데 대한항공 "슬롯 점유율 낮아" 반복…심사보고서 보고 반박할 듯

양사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도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우려된다. 대한항공은 줄곧 공항 슬롯 점유율을 기준으로 경쟁 제한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해왔지만 공정위는 노선별 점유율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이날도 우 사장은 "인천공항에서 양사 슬롯 점유율은 40% 미만인 반면 애틀란타의 델타항공 79%,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 85% 수준"이라며 독과점으로 인한 우려는 낮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양사 합병시 노선별 점유율 50% 이상인 노선은 작년 기준 32개로 양사 모두 취항하는 국제선의 22.4%에 달한다. 인천발 뉴욕·시카고·바로셀로나 등 7개 노선은 점유율이 100%, 인천발 호놀룰루·로마·푸껫·델리 노선은 75%를 넘었다.

이처럼 출발지와 도착지를 구분해 노선별 점유율을 따지면 국내 출발 노선 점유율이 높아지는 만큼 대한항공에 더욱 불리한다. 앞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기업결합심사에서도 공정위는 노선별 점유율을 따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국제 항공시장의 자율화 추세를 고려할 때 경쟁체제가 유지될 거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우 사장은 "글로벌 항공시장은 완전경쟁에 가까워 특정 항공사가 독점으로 초과이윤을 높이면 다른 항공사가 진입해 공급력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여객보다 점유율이 높다고 지적된 화물부문 역시 "페덱스, DHL, UPS 등 한국발 취급 확대를 위해 글로벌 업체들이노력하고 있고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와도 경쟁하는 체제여서 독과점 우려는 거의 없다"고 우 사장은 설명했다.

다만 대한항공이 실제 공정위 심사에서도 이런 주장만 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공정위가 작성할 심사보고서를 중심으로 전원회의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반박 역시 준비 중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최근 양사 합병 관련 연구용역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보고서 작성을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전원회의가 개최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각국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늦어도 2024년 통합법인을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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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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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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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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