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가운데, 봄 신작 영화들이 연이어 OTT를 통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해 개봉이 연기됐던 '서복'은 극장과 티빙을 통해 동시에 공개되면서 위축된 영화계가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 '콜' '승리호' 이어 넷플릭스 택한 '낙원의 밤'…'동시개봉' 시대 눈 앞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작 영화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고 극장가가 불황에 빠졌다. 이에 따라 다수의 영화 제작, 배급사들은 차선책으로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전세계 190여개국 해외 구독자들에게 동시에 공개된다는 점, 제작비를 웃도는 수익을 보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11월 말 공개했던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영화 '콜'이 그랬고, 올 초 좋은 반응을 얻은 송중기, 김태리 주연 영화 '승리호'가 그랬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넷플릭스] 2021.02.16 jyyang@newspim.com |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먼저 박훈정 감독의 6번째 연출작 '낙원의 밤'이 오는 4월 9일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했다. 이 영화는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등이 출연했다. 2020년 9월 베니스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기대작이다.
특히 박훈정 감독은 그간 '신세계' 'VIP' '마녀' 등 누아르 장르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특유의 강렬한 서사와 탁월한 액션으로 한국식 스타일리시 누아르 영화의 대가로 불린다. '낙원의 밤'은 당초 극장 개봉을 염두에 뒀으나 코로나19로 개봉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넷플릭스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사진=넷플릭스] 2020.12.10 jyyang@newspim.com |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넷플릭스 공개를 통해 얻는 점도 많다. '콜'이 국내를 중심으로 뜨겁게 호평 받은 이후 '승리호'는 국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서는 최초로 해외에서 스트리밍수 상위권에 오르며 선전했다. 또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영화들 역시 극장에서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미 국내 영화가 아닌 해외 넷플릭스 영화는 극장에서 선개봉, 후공개한 사례가 있었다. 바로 지난 연말 개봉한 '힐빌리의 노래'와 '더 프롬' '미드나이트 스카이'의 경우다.
◆ CJ ENM, 극장배급·자사 OTT 플랫폼 활용…위축된 극장가 대안 될까
지난해 연말 개봉을 포기한 공유, 박보검 주연의 영화 '서복'은 오는 4월 15일 극장과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4월 15일 동시 공개를 결정했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개봉이 밀린 뒤 약 5개월 만에야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 당시 박보검의 입대로 공유는 홀로 TV 방송 등 홍보 일정에 나섰으나 결국 개봉이 무산됐었다.
영화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조우진, 장영남 등 베테랑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12.07 jyyang@newspim.com |
특히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영화 '서복'을 자사 OTT 플랫폼인 티빙을 통해 독점으로 극장 동시개봉을 시도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동시공개를 결정하며 CJ ENM 영화사업본부 측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과 니즈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복' 역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티빙에서 공개하기로 결정 했다"고 밝혔다.
CJ ENM 측은 이같은 방법이 관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개봉작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극장과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했다. CJ ENM의 OTT 플랫폼인 티빙에서 아직까지 오리지널 영화를 선보인 바 없기에, '서복'이 그 첫번째가 되는 상황은 여러 모로 도전적인 행보로도 풀이된다.
CJ ENM의 '동시개봉' 승부수가 통한다면 현재 극장개봉이 어려운 상황, 넷플릭스는 물론 웨이브, 왓챠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극장과 '동시상영'이 가능한 시대가 빠르게 올 수도 있다. 이제는 친숙해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극장에서도 보고, 여러 배급사의 극장 상영 영화를 OTT 플랫폼을 통해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영화계 '뉴 노멀'이 눈 앞에 다가온 셈이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