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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에 청년들 허탈"…LH 밝힌 '촛불'

기사입력 : 2021년03월15일 22:04

최종수정 : 2021년03월15일 22:04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15일 오후 6시가 지나자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본부 정문 앞에는 10여명의 청년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잇따른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와 정부를 규탄하며 촛불을 들었다.

한국청년연대와 청년하다, 청년진보당 등 청년단체는 이날 오후 LH 서울본부 정문 앞에서 긴급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은 9명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렸고, 집회 주최 측은 거듭 '일정 거리 유지', '마스크 착용' 등을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청년연대와 청년하다, 청년진보당 등 청년단체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LH서울본부 정문 앞에서 긴급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2021.03.15 min72@newspim.com

이들은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2m 거리를 유지했다. 집회가 열린 정문 앞에는 9명만 모였고, 나머지는 맞은 편과 정문 옆에 5명씩 나눠 한손에는 촛불, 또다른 손에는 피켓을 들었다.

피켓은 '서러워서 못살겠다', '내집은 월세 전전 LH는 투기 전전', '투기땅 모두 몰수해서 우리집 지어주세요', '지금 필요한 건 몰수와 처벌' 등 LH와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이 다수였다. 'LH사건 검찰에 넘겨라', '3기 신도시 전수 조사하자', '국회의원도 조사하자' 등 내용이 적힌 대형 피켓도 눈에 띄었다.

LH 투기 의혹에 분노한 청년들이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작성한 메시지도 대자보에 붙었다. LH에 대한 배신감과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한 청년은 "당신들이 국민들로 돈벌이 하는 줄도 모르고, 그저 내가 살 곳, 내가 누워 쉴 곳,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LH 덕에 고맙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망할"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식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이날 "청년들은 부동산 투기로 배를 불린 사람들을 보면 허탈감과 박탈감으로 한숨만 쉬고 있다"며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모든 LH 직원, 친인척, 고위공직자 관련 모든 사람들을 조사하고 처벌해달라는 게 청년들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동산 투기로 이익을 가져가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를 하는 세상이 뒤집어지고 불평등이 해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발언 중 사회자 선창에 맞춰 "LH 해체하라", "공직자 전수조사 하라" 등 구호를 제창하기도 했다.

대학생 곽호준씨는 "저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60만원 집에 살고 있는데 월세를 줄이려고 4명이 함께 산다"며 "한달에 60만원이 없어 허덕이는데 누구는 부동산 투기로 배를 불리고 있더라"고 한탄했다.

곽씨는 "청년들은 돈이 없어서 어떻게든 가난함을 증명하고 대학공공기숙사, 청년주택에 들어가려고 애쓰는데 LH 임직원은 몰래 땅을 샀으니, 대학생들이 얼마나 우스워 보였겠냐"며 "돈 버는 사람 따로 있는 주거정책 말고 근본적으로 청년들에게 살 집을 제공하는 주거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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