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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경제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초보 투자자를 일컫는 '주린이'(주식+어린이)가 젊은 세대에서 급증하면서 '주식 문화'까지 형성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상하이와 선전 증시 거래 활동은 지난 2014~2015년 중국 주식 활황 때 기록했던 수준으로 급증했다.
서울과 홍콩 거래소에서의 거래량도 기록을 깨고 있으며, 대만과 인도 등 큰 시장은 물론이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작은 시장에서도 주식 거래가 크게 활발해졌다.
이러한 추세에 주식 거래소와 주식거래 앱 업체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홍콩거래소(HKG: 0388) 주가는 최근 사상최고치를 쳤고, 텐센트(HKG: 0700)의 투자를 받아 미국에서 상장한 푸투 홀딩스(NASDAQ: FUTU)의 시가총액은 3일 195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2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이스트머니 인포메이션(SHE: 300059) 시가총액은 424억달러로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뛰었다.
HCBC의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 대표인 헤럴드 반 데르 린드는 WSJ에 "아시아 개미 군단이 거래 규모와 주식 가치 측면에서 엄청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에서 거래되는 모든 종목 중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규모가 주가 기준 49%로 1년 전의 40.4%에서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은 주식 거래세 30% 인하 발표에 주식 투자 광풍이 촉발됐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도 팬데믹 기간 집에 갇힌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앱으로 몰렸다. 소셜미디어도 이러한 추세를 부추겼다.
씨티그룹의 범아시아 서비스 대표인 앵구스 리처드슨은 WSJ에 "거래가 급증하면서 일일 변동성이 늘어 일부 종목의 밸류에이션을 과도하게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시아 주식 투자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근본적 시각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LSA의 로버트 레빈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개인 투자자들도 시장 모멘텀에 편승해 기술주와 소비재주, 제약주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매도 및 매수 주문을 기록하는 전자 목록인 오더북에 따르면, 지난 1월 상하이와 홍콩 거래소의 주식 거래 규모는 각각 1조3700억달러 및 5170억달러로 전년비 두 배 이상 늘었고, 한국은 7090억달러로 세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은 2조2000억달러로 54% 증가하는 데 그쳤고, 독일증권거래소와 런던거래소는 각각 1780억달러 및 1480억달러로 전년비 보합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가 급증한 것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유동성 투입에 힘입은 바 크지만, 지역별로 각기 다른 역학도 작용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후강퉁을 통해 보다 중국 본토 자금이 상하이나 선전에서 거래되지 않는 값 싼 종목을 찾아 유입되고 있다.
전통적 투자 전략에서 벗어나는 개인이 늘고 있는 추세도 맞물렸다. 인도의 경우 금 대신, 중국의 경우 부동산 대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처럼 급증한 개인 투자는 아직 시장의 대폭 조정이라는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통상 증시 활황기에는 개인 거래가 증가하고 불황기에는 줄어든다. 아시아 지역 상당수 주가지수들이 최근 수년 만에 고점을 찍은 것와 최근 추세가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온라인으로 쉽게 주식 거래를 접할 수 있게 된 환경이 강력한 동인이 된 만큼, 이러한 주식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츠의 존 차이는 "아시아의 경우 규제 당국이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해 손쉽게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며 "아시아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 이러한 리스크나 다각화에 대해 깊게 고찰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