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최대 20년·현금청산 대상자 명시
실거주자 보호장치 마련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2·4 공급대책′을 뒷받침하는 공공주택특별법 등 관련 법안이 잇달아 국회 문턱을 넘는다. 후속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전국에 83만 여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법 과정에서 실수요자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4대책 발표 이후 사업 예상지 주택매입자는 일괄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다는 점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 6월 시행 목표로 2·4대책 관련 입법 서두르는 당정
25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이번주 중 2·4대책의 후속조치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된다. 관련 법안은 공공주택특별법을 비롯해 주택법·토지보상법·도시재생법·주택도시기금법 등이다.
법안은 지난 2·4대책에서 발표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정은 법안들을 다음달까지 국회에서 처리한 후 입법예고 등을 거쳐 6월 쯤에 법안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 역세권 저층 주거지 [사진=이동훈기자] |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에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정의하고 공공자가주택인 이익공유형·지분적립형 주택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
이익공유형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갖고 주택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와 주택 분양자가 집을 처분할 때 공공에 되팔아야 하는 환매조건부 방식을 의미한다. 이들 주택에는 최대 20년 전매 제한과 5년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지분적립형주택은 초기 지분 일부만 매입한 후 수십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의 주택이다. 전매제한 10년과 거주의무기간 5년이 주어진다.
한편 주택법 개정안에는 이들 주택의 일반분양 물량에 대해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현금청산 관련 조항은 공공주택 특별법 부칙 조항에 규정했다. 우선입주권 대상을 '2021년 2월5일부터 사업 대상지에서 매매계약을 체결해 소유한 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이날 이후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들은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다.
◆ 현금청산·전매제한 기간 보완 필요성 제기돼
전문가들은 현금청산과 전매제한 등 일부 조항들이 수요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금청산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거주자에 한해 공공임대주택 입주권을 부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 5일 이후 개발 사업지에 입주한 실거주자가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사업지의 1주택자나 실거주자들을 구제할 방안은 필요해 보인다"며 "현금청산으로 인한 피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실거주자에게 입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보완책 마련을 계획하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수요와 실거주자를 구분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며 "실거주자들의 피해를 막을 방안은 필요하지만 보완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매제한 기간도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이 나온다. 법안을 적용하면 이익공유형 주택은 최대 20년까지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전매가 제한된다. 사실상 거주이전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돼 실수요자 입장에서 국토부는 법안 통과 이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매제한이나 거주의무 기간 조항은 최대범위를 규정한 것이고 실제 적용은 시행령을 기준으로 한다"며 "국회 협의와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탄력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