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칼'로 절개 해야 수술일까? 新의료기술 보험금 거부 논란

보험사들, 하이푸수술 '보상 안 한다' 약관 개정
보건당국은 수술...당국은 "약관과 판례 종합적 고려해야"

  • 기사입력 : 2021년02월18일 13:25
  • 최종수정 : 2021년02월18일 14:57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메리츠화재 건강보험에 가입한 A씨는 자궁근종(자궁에 생긴 양성종양)으로 고강도집속형초음파수술(HIFU, 하이푸)을 받고 수술보험금을 청구했다. 메리츠화재는 하이푸수술이 약관에서 정의한 수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하이푸수술을 신의료기술을 적용한 수술이라고 봤다. 약관에는 수술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보건당국이 인정했다면 수술비를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메리츠화재 등 일부 보험사들이 약관상 수술의 정의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적용, 수술보험금을 미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등 일부 보험사들은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수술기법으로 치료 받아도 보험 약관상 '수술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술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 약관상 수술은 '의사가 생체를 절단·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행위'다. 몸의 일부를 메스 등 수술도구로 자르거나 도려내는 등의 변형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A씨에게 '하이푸수술은 수술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문제는 보건복지부 산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치료효과를 인정했다면 약관에서 정의한 전통적인 수술기법이 아니더라도 수술에 해당, 수술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금융소비자 보호시책 추진실태 등을 통해 보험 약관의 수술의 정의를 외과적 수술로만 한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 금감원에 수술 보험금 지급 대상을 의료법상 인정받은 신의료기술까지 확대하도록 통보했다. 이에 금감원은 2013년 보험 약관의 '수술의 정의'에 신의료기술을 포함한다고 명시토록 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메리츠화재 건강보험 중 '수술' 약관 일부 2021.02.18 0I087094891@newspim.com

하이푸수술은 고강도의 초음파를 종양세포에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방식으로 세포를 태우는 치료법이다. 외과적 수술과 거의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피부를 절개하지 않는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하반기 상품을 개정 하면서 약관 일부를 수성했다. 수정 약관에서는 하이푸수술 등을 수술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 '시술'이라고 예시했다. 즉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보험은 부합계약(계약의 형식은 취하나 보험사가 결정하고 가입자는 따르는 계약)으로 약관 그 자체가 상품이다. A씨는 약관 개정 이전에 가입,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약관을 변경하면서 이전 가입자에게도 불리한 내용을 적용했다는 것.

조현덕 올바른보험교육 대표는 "과거 보험사들은 하이푸수술 보험금을 지급해왔다"면서 "지난해부터 일부 보험사들이 관련 수술 보험금을 미지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그레이존'이 있다고 설명한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인정했어도 수술에 가까운지 시술에 가까운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 이에 해당 상품 약관과 함께 법원의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이푸수술은 분쟁마다 법원의 판단도 다르다"면서 "약관과 판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가급적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하이푸수술과 관련 해석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최근 약관 개정에서 그 의미를 명확히 했을 뿐이라고 내부 방침을 전했다.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메리츠화재의 입장이라는 의미다.

한편, 최근 삼성화재 가입자는 하이푸수술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 이에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을 권고했다. 약관을 해석 후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 났다는 의미다. 약관이 불명확할 경우 '작성자불이익 원칙'에 따라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

0I087094891@newspim.com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