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2년만 최대 흑자…상품·서비스수지 개선
연간 예상치 650억달러 크게 상회, 2년 만에 최대치
12월 경상흑자 115억달러…"불황형 흑자 아냐"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경상수지가 75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이 개선되면서 한국은행의 연간 전망치인 650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5일 한은이 발표한 '2020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752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1년 전(596억8000만달러)보다 156억달러 증가하면서 한은의 전망치(650억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 2018년(774억7000만달러)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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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
지난해 경상수지를 끌어올린 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였다. 수출과 수입의 격차인 상품수지는 819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1억3000만달러 늘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악화된 '불황형 흑자' 형태를 나타냈다. 불황형 흑자는 수입 감소분이 수출 감소분보다 커져 흑자를 내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생산 차질 및 수요 위축 영향 등 영향으로 수출이 악화됐다. 지난해 수출은 5166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년 전보다 7.2% 축소됐다. 지난 2016년(5119억2000만달러)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해 수입은 원유 등 원자재 수입 가격이 큰 폭 하락하면서 8.8% 줄어든 4346억6000만달러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개념적으로 보면 불황형 흑자는 내수와 국내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수입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수출은 개선되지 않은 결과 경상수지가 흑자였을 때를 말한다"며 "그러나 작년 수입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크게 작용하는 등 가격 요인에 따른 감소였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상품수지가 악화되면서 연초만 하더라도 경상수지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반기 들어 경상수지 흑자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외환시장 등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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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12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는 161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106억6000만달러 축소됐다. 여행과 운송수지를 중심으로 개선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행수지는 56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지만, 전년보다 적자폭이 62억4000만달러 줄었다. 국가 간 이동제한으로 출입국자수가 동반 감소한 가운데 여행지급이 여행수입보다 큰 폭 감소한 영향이다. 운송수지는 21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이는 2015년(46억5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120억5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전년대비 흑자폭이 8억1000만달러 줄면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771억2000만달러로 증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가 232억6000만달러, 증권투자가 414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이 중 해외 주식 투자 열풍에 주식투자가 563억3000만달러 흑자를 내며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115억1000만달러로 7개월 연속 흑자폭을 확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이 525억9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고 수입은 420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수준을 유지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