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빛부대 교대 연기…장병 10명 자발적 부대 잔류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아프리카 남수단에 파병돼 임무수행 중인 '한빛부대'의 장병들이 임무 완수를 위해 자진해서 전역을 연기했다. 코로나19로 교대가 연기돼서인데, 전역과 휴가 보장 차원에서 귀국할 수 있음에도 10명의 장병이 자발적으로 부대에 남기로 한 것이다.
1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12진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 중 송정준 병장 등 3명이 전역을 자발적으로 연기했다. 정현엽 병장 등 7명은 잔여 휴가를 반납했다.
파병 임무완수를 위해 전역을 연기하고 휴가를 포기한 한빛부대 용사들. 좌측부터 병장 진민석, 윤세환, 김영일, 권순찬, 신태현, 정현엽, 김윤범, 김효식, 신바다, 송정준. [사진=합동참모본부] |
한빛부대는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에 소속된 공병부대이자 대한민국의 파병부대로, 2013년 1월 창설돼 현재까지 8년간 12진, 총 3400여명의 평화유지군을 남수단에 파병해 내전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남수단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재건지원 임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 한빛 12진은 지난해 6월 3일부터 남수단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 중이다. 본래 지난해 12월 3일 13진과 교대해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시설 부족으로 유엔 남수단임무단 내 병력공여국 전체의 교대가 지연되면서 교대가 오는 27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전역과 휴가 보장을 위해 귀국해야 하는 75명의 용사 중 10명이 자발적으로 부대 잔류를 선택했다.
전역을 17일 연기한 송정준 병장은 "휴가는 군 생활의 힘, 전역은 고대하는 꿈이었지만, 국제평화유지라는 임무를 완수하고, 동고동락한 부대원들을 위해서 조금 늦어도 더 멋지게 전역하고 싶다"고 말했다.
54일이나 되는 휴가를 포기한 장병도 있다. 전 인도네시아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한 이력을 살려 한빛부대에서 태권도 교실 조교 임무를 수행 중인 윤세환 병장(대형차량 운전병)은 "아프리카 남수단에 다시 올 기회는 없을 것 같다"며 "기회가 있을 때 부대원들과 함께 이곳에서 전역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열상감시장비(TOD) 운용병인 신태현 병장은 "대한민국이 그립고 21일 휴가도 아깝지만, TOD 운용병으로서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고 가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현엽 병장은 원래 대형차량 운전병이었으나 조리병 인원 부족으로 취사에 어려움이 생기자 스스로 조리병으로 직책변경을 자진해 6월부터 조리병 임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정 병장은 "남아있는 200여 명의 식사를 매일 책임져야 하는 우리 조리팀이 걱정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더 남아 부대에 이바지하고 싶다"며 휴가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빛부대장인 최재영 대령(육군사관학교 52기)은 "지금까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준 한빛 12진 부대원들 모두 자랑스럽다"며 "특히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10명의 용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12진 부대원 전원이 임무를 완수하고 건강하게 대한민국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