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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습격 1년] '매일이 살얼음판' 간호사들, 지치지만 희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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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간호사 대비 임금 적은 공공의료원 간호사...번아웃 직전
병원 앞 숙소 정해 자고 다음날 아침 회의 곧장 출근하기도

[서울=뉴스핌] 정승원 정경환 기자 = #1. 공공의료원에서 수간호사로 일하는 김지혜(가명)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코로나19 환자 대응 업무와 민원 처리까지 모두 맡고 있는 병원 간호사들보다 오히려 외부에서 파견온 간호사의 급여가 3배 가까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같이 근무하는 간호사들 중 동요가 일고 있다. 같은 업무에, 책임 부담은 병원 소속 간호사가 더 큰데, 급여 차이가 이렇다보니 의료원에 있는 간호사들 중에서도 병원을 그만두고 파견간호사 지원을 할지 고민하는 이들도 생긴다. 수간호사인 김 씨는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2. "지금 가면 ○○○호텔 방 있을 걸?" 오보람 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 간호사는 지난 5월과 8월 코로나19 유행 때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하다 퇴근할 때 다른 간호사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급증하던 시절 밀려드는 업무를 마치고 밤 늦게 퇴근할 때 다음 날 아침 일찍 회의가 있으면 차라리 병원 근처의 숙박시설에서 자고 출근하는 간호사들이 많았다. 밤 11시에 퇴근해 집에 1~2시간 걸려 가서 씻으면 새벽 1시. 다음 날 외래 시작 전 회의를 하기 위해 아침 8시까지 나오려면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병원 근처 숙소에서 쉬고 곧바로 출근하던 이들이 꽤 많았다. 물론 코로나19가 장기화된 지금 상황에서는 번아웃을 막기 위해 감염관리팀 전체적으로 가급적 야근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오후 늦은 시간에 확진자가 발생해 감염관리 업무가 늦어지는 상황이면 밤 11시가 다 돼 퇴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지 곧 1년이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사람들도 있다. 위 사연 속 주인공들은 실제 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에 있는 병원 간호사들. 이들은 확진자와의 접촉이라는 불안감과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부담감 속에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하지만 고된 일상에도 불구, 이들은 코로나19 종식이라는 터널 끝 한 줄기 빛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강력한 세밑 한파가 찾아온 30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언 손을 녹이고 있다. 2020.12.29 yooksa@newspim.com

◆ "의료진 역할부터 보호자 역할까지...환자 폭언에 강퇴도 못 시켜"

"의료진 역할부터 간병인, 보호자 역할까지 다 하죠."

김 수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자를 간호하며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업무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진으로 환자 간호 역할부터 보호자, 거기에 간병인 역할까지 한다.

코로나19 확자의 특성상 보호자 면회가 안 되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환자 간호는 물론 보호자나 간병인이 해야 하는 식사 보조, 기저귀 갈기 등도 모두 맡아서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업무 초반에는 환자들에게 배식을 하고 식은 밥을 먹는 일도 빈번했다. 이제는 병원 측에서 간호사들이 먼저 밥을 먹고 환자의 배식을 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여전히 휴게시간도 따로 없는 열악한 상황이 이어진다.

여기에 환자를 보지 못하는 보호자들 민원을 상대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려 근무 스케줄이 밀려버리기 일쑤다. 언젠가는 환자의 가족들이 일일이 돌아가며 전화를 해서 전화를 받다 하루가 다 지난 적도 있다.

그는 "환자의 자녀가 5명이었는데 돌아가면서 상태를 물어봤고, 이를 상대하다 보니 하루가 다 가더라"며 "못 보고 걱정되는 마음은 알겠지만 수시로 걸려 오는 전화에 간호사들 피로가 크다"고 토로했다.

면회하지 못 하는 환자들의 민원 상대는 기본업무 중 하나다. 어느 환자는 "여기가 감옥이냐. 나를 내보내 달라"고 소리치기도 한다.

환자가 폭언이나 폭력을 행사할 때는 정말 난감하다. 일반 환자가 간호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곧바로 퇴실조치를 할 수 있지만 코로나 환자는 어디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다보니 묵묵히 참고 달래가며 일 할 수밖에 없다.

김 수간호사는 "일반 병동이면 의료진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하면 바로 강퇴시킬 수 있고 법적으로도 가능한데 코로나 병동에서는 환자를 보낼 곳이 없으니 감수하고 일하게 된다"며 "의료진을 때리더라도 잘 달래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렇듯 간호사들이 위험 상황에 노출돼 있음에도 의료원 소속 간호사들을 더 힘빠지게 하는 일도 있다. 바로 의료원에 파견된 간호사들의 급여가 의료원 간호사보다 더 높은 경우다.

김 수간호사는 "지자체에서 파견간호사 모집공고를 낸 것을 보면 의료원 간호사보다 월급이 많게는 3배 이상 높은 곳도 있더라"며 "파견보다 재직간호사의 책임이 더 크고 업무도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 간호사들 동요와 불만이 많다. 재직 간호사들 중 파견간호사로 가기 위해 퇴사하는 간호사도 있다"고 토로했다.

병원 밖에서도 긴장감은 마찬가지다. 확진자들을 간호하는 일을 하다보니 어디를 가더라도 눈치가 보인다.

김 수간호사는 "아이들 학원을 보낼 때 엄마가 코로나병동에 있다고 얘기를 하게 된다. 눈치가 보이니 멀리 못 나가고 친구를 만나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잠깐 대화만 하고 집에 온다"며 "또 내가 걸리는 것도 걱정되지만 나 때문에 다른 간호사들이 자가격리를 하면 그만큼 간호사와 병원의 피로도가 더 커지는 터라 하루하루 강박관념을 갖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에서 일하는 오보람 간호사는 직접 환자 간호를 하지는 않아 환자의 민원을 받는 일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다만 감염관리 업무 자체가 방역당국과 병원 사이에서 방역 소통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간 조율자로 다양한 상황을 경험한다.

한번은 인천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던 환아가 급성기 질환으로 병원에 내원한 경우가 있었는데, 확진될 경우 진료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확진자의 경우 비(非) 코로나19 진료보다 코로나 진료가 우선되기 때문에 격리해제까지 치료를 미뤄야 하기 때문이었다.

오 간호사는 아이를 병원 소아청소년과에 연결해준 뒤 음성 결과를 기다리면서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고 아이는 병원에서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감염관리실에서 일하지만 동료 간호사들의 업무를 보면 오 간호사는 복잡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의료공백이 발생해 각 파트에서 의료지원을 나서 메우면 '문제가 해결됐으니 사실 인력부족 문제는 없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 때문이다.

오 간호사는 "확진자가 증가하면 서울대병원은 중증도 높은 환자들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간호인력이 부족하게 된다"며 "이걸 각 파트에서 지원해 순간순간을 버티면서 해결하면 '결국 인력이 부족한 건 아니지 않았나'라고 받아들여 허탈하기도 하다. 코로나19 볼 수 있는 의료인력이 지원을 가게 되면 그 파트의 나머지 사람들이 그 공백을 감당하는 것이다. 밑빠진 독의 물 붓기 같은 마음도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인 1241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20.12.25 mironj19@newspim.com

◆ "90세 환자 퇴원이 가장 기억나"...어둠 속에서 빛을 보다

김 수간호사는 코로나19 업무를 '끝 모를 전쟁'에 비유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진정될 만하면 확진자가 다시 발생하는 일이 반복돼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정말 코로나19를 끝내고 싶은 마음은 일반시민보다 의료진이 더욱 간절하다"며 "하루하루 비틀거리더라도 '다시 일어서 걷자'라고 생각하지만 정부가 아무런 조치 없이 병상만 늘리거나 하면 의료진이 먼저 끝나버릴지도 모르겠다. 말이 아닌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김 씨는 희망을 말한다. 고위험군인 고령 환자들이 회복해서 나가는 경우 간호사로서 보람도 크다.

김 수간호사는 "90세가 다 된 할아버지가 건강하게 걸어서 퇴원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00세 할머니의 생일잔치를 병동 간호사들이 함께 한 일도 기억에 남는다"며 "의료진도 보호구를 입고 환자를 상대하면 지치고 힘들지만 환자를 살리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오 간호사는 서울대병원 인재원을 생활치료센터로 개소한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서울대병원은 올해 2월 대구 경북 지역의 경증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기 위해 문경에 위치한 인재원을 생활치료센터로 개소한 바 있다.

오 간호사는 "지난해에 인재원에서 직원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프로그램 중 증강현실을 이용해 인재원 곳곳을 돌아다닐 기회가 있었는데 그 경험이 생활치료센터에 개소 시 환자와 의료진 동선 분리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처음에는 병원이 아닌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설이 따라주지 못 하는 부분을 절차로 보완하고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년의 코로나19 상황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오 간호사는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부지피이지기일승일부(不知彼而知己一勝一負)라는 말을 좋아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고 적을 모르지만 나를 알면 승패를 주고 받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오 간호사는 그러면서 "2021년에는 지피지기의 해가 될 것이고 그러면 위태로워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도 감염관리에 대한 의식이 많이 높아졌다"며 "지난 5월이나 8월 유행 때보다 지금 수도권 상황이 더 안 좋은 것은 있지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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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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