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NIM 1.4~1.3% 바닥 수준으로 하락
은행권 "당국 요구에 금리 올렸는데..." 하소연
"이자마진 축소는 배임 행위 될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최근 은행권에서는 대출금리에 대한 당정의 엇갈린 정책 방향에 혼란스럽다는 불만이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는 대출을 죄라는 요구가 나오는 반면, 여당에서는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30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금융업계와 가진 화상간담회에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하소연이 있다"며 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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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여당에서 이 같은 요구가 나온 배경엔 최근 확대된 예대금리차에 기인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1%로 작년 말 대비 19bp 확대됐다. 수신금리는 70bp 하락한 한편, 대출 금리는 51bp 내리는데 그쳤다. 수신금리 낙폭이 더 큰 데는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지면서 은행들이 굳이 이자를 더 주고 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어진 반면, 코픽스·은행채 등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는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들어 은행들이 금리 인상 등 대출 제한에 나선 것도 대출 금리가 뛴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이미 이자마진이 낮아졌단 하소연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바닥으로 일제히 떨어졌다. 4대 은행의 NIM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 NIM은 지난해 말 1.67%→1.56%(20년 1분기)→1.50%(20년 2분기)→1.49%(20년 3분기)로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1.46%→1.41%→1.39%→1.36%로 낮아졌다. 우리은행은 1.37%→1.38%→1.34%→1.33%, 하나은행은 1.41%→21.39%→1.37%→1.33%로 내려갔다.
게다가 대출금리 인하 지시는 가계대출을 제한하라는 당국의 정책과 모순된다고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폭증이 금융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은행들에 대출 규제를 촉구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 축소와 신규 대출 중단 등 대출 조이기에 동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대출 규제 지시로 대부분 은행들이 정책에 맞춰 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을 박하게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금리를 내리라는 건 엇갈린 사인을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은행들의 자체적인 대출금리 인하는 어렵다는게 금융업계 시각이다. 은행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자영업자나 취약계층을 위한 개별적 노력은 할 수 있지만 예대마진을 줄이는 건 쉽지 않다. 마진은 결국 수익성이기에 배임 행위가 될 위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감독당국의 배당 자제 요구가 나오면서 주주환원이 어려워진 가운데 주주들이 좋아할리 없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