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작가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공모' 1400만원 지원
생계 곤란 예술인 지원 우선 비판도…재단 "예술인 활동 지원 사업"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서울문화재단이 지난 4월 추진한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공모' 사업은 코로나19로 예술활동이 중단된 예술가들이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위한 사업이며, 생계 곤란 예술인을 위한 지원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4월 코로나19로 직간접적으로 피해 입은 예술인과 예술인단체 지원을 통한 문화예술계 위기극복 및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공모' 사업을 추진하고 45억원을 추경 예산에 코로나 사태로 취소된 행사 예산 15억원을 더 들여 총 60억4000만원을 예술인 활동을 위해 지원했다.
이번 공모는 서울문화재단이 매년 진행하는 '서울예술지원'(올해 148억 7400만원)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규모에다 '긴급'으로 예술인을 위한 지원 사업으로 편성돼 주목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 규모가 막대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미디어 아트 작가가 1400만원을 수령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생계가 곤란한 예술인 지원을 우선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사전투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미디어 아트 작가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은 '커넥트(CONNECT)'를 주제로 비대면 시대의 연결에 관한 메시지를 담는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9개 팀(문준용, 양정욱, 우주+림희영, 이정인 크리에이션, 조영각, 최성록, Tacit Group, collective A, PROTOROOM) 작품을 선보인다. 2020.10.22 mironj19@newspim.com |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예술인에게 지급되는 코로나 피해 지원금은 문준용이 아니라 지금도 차가운 골방에서 예술에 대한 열정만으로 버티고 있는 제2의, 제3의 최고은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은은 시나리오 작가 겸 연출자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지난 2011년 지병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준용씨가 코로나 피해지원금이 선정된 시각 분야만 하더라도 신청 281건 중 46건만 선정돼 84%의 피해예술인들이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며 "'정량적인 사실보다는 정성적인 피해를 중시했다'는 서울시 측의 답변은 통상적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심사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이 많이 개입되었을 경우 내놓는 답변"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문준용 작가는 22일 페이스북에 '영세 예술인이 받아야 할 코로나 지원금을 대통령 아들이 받아서 문제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문'을 올리며 대응했다.
문 작가는 "영세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금은 별도로 공고돼 있으며 코로나로 자신의 전시가 취소되면서 계약했던 갤러리, 큐레이터, 기술자, 함께 작품을 만들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이들이 영세 예술가들이며 지원금 신청 시 계획안을 내 영세 예술인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작품은 대통령 아들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다"며 "정치인들은 함부로 영세 예술인을 입에 담지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22일 오후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사전투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미디어 아트 작가가 증강현실을 구현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은 '커넥트(CONNECT)'를 주제로 비대면 시대의 연결에 관한 메시지를 담는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9개 팀(문준용, 양정욱, 우주+림희영, 이정인 크리에이션, 조영각, 최성록, Tacit Group, collective A, PROTOROOM) 작품을 선보인다. 2020.10.22 mironj19@newspim.com |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생계가 어려운 예술인을 위한 지원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하고 있으며 재단은 매년 운영하는 '예술창작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코로나 사태로 취소된 전시와 공연으로 피해 입은 예술인을 위한 지원을 위해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 공모'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술인복지재단과 달리 우리 재단은 예술가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며 "창작자의 공연이나 전시가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는데 대관료를 내야 하거나 설치 비용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생계 문제로 연결짓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예술가는 지속해서 창작활동을 이어가야 이를 계기로 작품을 판매할 수 있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이력을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문화재단에 따르면, 문준영 작가가 신청한 시각예술 분야 지원금은 총 6억561만원이며 281명이 지원했고, 46명에게 지원금이 지급됐다. 최저 지원금은 600만원이고 최고액은 1400만원으로 문준용 씨를 비롯해 36명이 1400만원을 지원받았다.
재단은 애초 1500만원을 가장 높은 지원금으로 책정했지만 보다 많은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1400만원으로 조정했고, 지원금은 신청자가 직접 정하도록 했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에서 작가 지원금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원하는 지원금을 작성하는 형식이었고 다수의 작가가 최대 지원금인 1400만원으로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업은 모든 예술인이 코로나19의 피해자라는 전제 하에 이뤄졌고, 긴급 지원을 위해 경제 피해 증빙 서류를 받지 않은 것"이라며 "문준용 작가에 대한 행정적 처리는 전혀 없었다. 지원금 증빙 서류는 1월 말까지 제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