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략목표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
금고 전문은행, 기업금융 등 중점 추진키로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NH농협은행이 내년 사업 목표로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금고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정했다. 잇단 가계대출 규제로 이익 악화가 불가피해지자 한 곳당 수천억원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금고를 돌파구로 본 것이다.
10일 농협은행의 2021년 경영계획서에 따르면 중점 추진과제에 '금고 전문은행으로서 역할 강화'를 담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고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공무원 및 지자체 산하기관에 대한 마케팅 기회를 확보할 수 있으며, 지자체 금고 유치로 대외 신뢰도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 [사진=농협은행 홈페이지] |
지자체, 교육청 금고 규모는 한 곳당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수십조원에 이른다. 따라서 금고를 유치한 은행은 재정자금에 대한 쏠쏠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각종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수입증지 등 유가증권의 출납 및 보관 등의 업무를 통한 부가수익, 신규고객 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보니 그 동안 은행 간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내년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마진에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올리고 있는 국내 은행에게는 악재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고는 은행에 매력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어 은행 간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금고시장은 농협은행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체 지자체 금고 942개 중 59.4%를 농협은행이 운영한다.(지자체 금고=일반+기금+공기업특별+기타특별) 이어 신한은행 6.6%, 우리은행 6.2%, 대구은행 5.9%, 광주은행 4.2%, 부산은행 3.8%, 하나은행 3.4%, KB국민은행 3% 등의 순이다.
그러나 내년에만 총 73곳의 지자체, 교육청이 금고지기를 뽑기 위한 입찰에 나선다.(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조사 결과) 지자체는 대전, 강원, 충북, 전북 등 64곳, 교육청은 인천, 대전, 울산, 경기 등 9곳이다. 100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로 깃발을 꽂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도 금고 1위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이 외에도 농협은행은 내년 '고객중심,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다수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금융전문가(RM) 육성, B2B 디지털 고도화를 통해 기업금융을 강화하며, AI 기반 금융 컨시어지(Concierge·관리) 서비스를 도입한다. 빅테크와의 협업 강화, 셀 조직문화 확산 등의 방식으로 디지털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가 관측되는 만큼 리스크관리 체계 강화, 국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도 발굴할 방침이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