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가족들 모여 김장해야 하는데…" 집단감염 우려에 '발동동'

기사입력 : 2020년11월30일 17:40

최종수정 : 2020년11월30일 17:40

청정지역 제천서 김장모임발 코로나19 확진 일파만파
"오라는데 안 갈 수도 없고" 난감한 가족 김장 행사
기업·구청 등에서도 겨울 앞두고 '김장나눔행사'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1. 경기도 이천에 사는 김모(61) 씨는 겨울철 동네 사람들과 모여 60여포기의 김치를 담그는 것이 연례행사다. 어마어마한 양의 배추를 손질해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만들어 김치에 버무리는 작업이 혼자서 하기엔 쉽지 않아서다. 올해는 동네 주민 4명과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4일간 김장김치를 담궜다. 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다보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김장을 했다"며 "최근 김장 모임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불안하긴 했지만 혼자할 순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모였다"고 전했다.

#2.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이모(55) 씨는 해마다 계모임 사람들 5~6명이 모여 20~30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근다. 김씨는 "코로나19 걱정이 되긴 했지만 우리끼리는 괜찮겠지 싶은 마음에 김장을 하는 동안에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다들 자식 키우는 엄마 입장이라 열이 나거나 감기 기운 등 증상이 있으면 아예 김장을 하러 안 왔을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5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 앞 바람마당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 새마을부녀회원들과 56사단 220연대 군 장병 등 봉사자들이 지역 홀몸 어르신,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전달할 김장 김치를 담그고 있다. 2020.11.05 mironj19@newspim.com

김장을 하러 모인 이웃과 가족들이 코로나19에 잇따라 감염되면서 곳곳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충북 제천에 이어 충주에서도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가 나오면서 김장 모임이 코로나19 확산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제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날 제천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668명 중 6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제천 내 김장모임발 확진자는 총 59명으로 늘었다.

지난 8월 말까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청정지역으로 꼽혔던 제천에서는 지난 25일부터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시민 900여명이 검사를 받았다. 충주에서 지난 29일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도 제천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의 n차 감염자다.

김장 모임은 전국 곳곳에 사는 가족 또는 친인척, 이웃이 한데 모여 확진자가 섞여 있을 경우 전파 가능성이 커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 되고 있다. 가족 혹은 가까운 이웃이란 이유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역시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A씨의 제천 자택에서 이뤄진 김장 모임에도 인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A씨의 언니가 참석해 확진판정을 받았다.

매년 김장철마다 김장김치를 담가 이웃에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기업들과 지역자치단체 등은 올해에도 행사를 이어가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집안 분위기 탓에 어쩔 수 없이 김장하러 지방 부모님 댁 혹은 시댁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첫째 아이를 임신한 정모(32) 씨는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올해에도 시댁에서 김장을 하러 오라고 했는데 출산 예정일을 3달 앞두고 있어 힘들 것 같다고 하니 다행히 오지 말라고 하더라"라며 "사실 김치는 그냥 사먹어도 되는 건데, 코로나19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굳이 힘들게 김장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15만명이 가입한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이번 주 금요일에 퇴근하고 지방에 내려가 김장을 하고 일요일에나 올라올 것 같다"며 "코로나19 핑계를 댔지만 먹히지도 않고, 결혼 후 첫 김장이라 안 간다고 할 수도 없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해마다 온 가족이 다 모여서 김장을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올해에는 안 한다고 할 줄 알았다"며 "할머니가 노발대발하셔서 결국 모이기로 했는데 요즘 확진자가 많이 늘어서 걱정된다"고 했다.

제천 김장모임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제천시는 지난 28일 0시를 기해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 29일 "의심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보건소로 연락해야 하고 최대한 방역수칙을 엄수하면서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cle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