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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놓고 PK-TK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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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PK "즉각 환영...가덕도 동남권 신공항 곧 추진해야"
TK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 합의해준 적 없어"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의 대안이었던 김해신공항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 추진을 약속하면서 정치권과 영남지역이 시끄러워지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부산경남(PK)의 가덕도는 같이 동남권 신공항을 이용해야하는 대구경북(TK)지역으로선 찬성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추진은 문재인 정부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PK민심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란 지적까지 일고 있다.

18일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백지화 이후 동남권 신공항을 놓고 영남지역의 분열이 시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검증위원회를 열고 국토교통부가 작성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해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백지화를 선언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11.17 dlsgur9757@newspim.com

검증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주된 이유는 김해신공항 부지를 둘러싸고 있는 오봉산, 임호산, 경운산이 항공법상 진입표면 높이 이상 장애물인 만큼 이를 놔둔 채 공항을 짓는 것은 위법이라는 판단이다. 또 향후 항공수요가 늘 것을 고려할 때 주변에 확장할 부지가 없는 김해신공항은 장래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도 지적됐다.

이같은 검증위 결과에 따라 예상대로 영남권 민심은 두쪽으로 갈라졌다. 우선 여당 소속 도지사가 있는 경남에선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검증위원회의 결과를 존중한다"고 환영했다. 이어 "환적 화물 기준 세계2위 물동량을 자랑하는 부산신항과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립을 주장했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만약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있어서 이를 변경하려면 당연히 영남권 5개 시도민들의 의사를 다시 모아 추진해야 한다. 대구경북은 가덕도신공항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이 확정된 만큼 PK-TK의 지역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할 전망이다. 실제 대구·경북에서는 여러차례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를 건의했으나 정부는 한번도 이를 진지하게 검토해본 적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 동남권 신공항을 접은 이명박 정부에서 김해신공항을 꺼내 든 것 자체가 당시 여당의 지지기반이었던 영남권이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며 "어디에 신공항이 지어지든 TK와 PK 양측이 모두 만족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6년 동남권 신공항 부지 결정을 앞두고 후보지인 가덕도와 밀양을 두고 TK와 PK가 크게 대립한 바 있다. 가덕도는 공항부지로선 합격점을 받았지만 대구경북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바다를 매립해 접근도로 등을 지어야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반면 밀양은 접근성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내륙에 있어 주변 산봉우리 절취문제와 함께 24시간 운항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금 김해신공항과 똑같은 약점을 안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가덕도를 신공항 후보지로 밀고 있다.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는 이른바 '동남권 신공항'은 예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처음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차례 대선후보 당시 모두 동남권 신공항을 PK지역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당으로선 행정수도 이전 다음으로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공약인 셈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이란 단어 자체가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는 것을 의미한다"며 "TK지역에선 동남권 신공항이란 단어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치적 노림수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여당의 '푸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증위 발표 이전부터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희망고문을 끝내겠다"며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실었으며 지난 17일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근본적 검토' 발표 직후 "여당 내 전담기구를 꾸리겠다"며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여당의 지원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다섯 번째)와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왼쪽 여섯 번째)이 5일 오후 1시30분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11.05 news2349@newspim.com

또 정세균 국무총리는 검증 기간 중 검증위에 대해 "철저 검증"을 수차례 지시했다. 이는 검증위에 대한 압박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어 검증위 발표 직후 열린 관계 장관 회의에서 정세균총리는 곧바로 "동남권 신공항의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며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뒷받침했다.

검증위가 김해신공항을 근본적 검토를 요구하며 사실상 백지화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 주변 산을 절취하는 문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확장성이 없어 장래 수요 증가를 대비할 수 없다"는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의 수요 예측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분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그동안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아울러 야당인 '국민의 힘'도 TK, PK 지역에 따라 분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실제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후보자들은 일제히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반면 TK지역 국회의원들은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정치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불을 보듯 뻔한 만큼 동남권 신공항은 오랫 동안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TK-PK가 동남권 신공항을 놓고 분열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여당에 이익일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 역시 동남권 신공항을 가덕도에 짓는다는 뉘앙스만 풍기면서 확정하지 않고 차기 대선때까지 끌고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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