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된 우호 고객, 조사원 설문조사에 투입" 지시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동원해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왜곡하고 관여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2019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현장조사 대응' 자료에 따르면 LH는 미리 준비된 우호 고객을 조사원 설문조사에 투입하도록 했다.
또 "해당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평가점수 만점을 부탁하라"고 하거나 점수를 나쁘게 줄 것을 우려해 "악성 고객 세대를 방문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08 kilroy023@newspim.com |
아울러 LH는 관여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설문참여 입주민 유의사항'이라며 "관리소 직원 및 LH에서 설문 잘 받아달라고 부탁받은 사항 없다고 해달라고 하라"고 하거나 "입주민 카페 등에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했다.
이 의원실은 "LH 요구로 우호 입주민을 섭외하고 만족도 평가 점수가 잘 나오도록 관리해왔다"는 증언 등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LH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2017년 90.1점, 2018년 87.2점, 2019년 89.3점 등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공문 등 여러 정황만 보더라도 LH가 그동안 얼마나 치밀하게 관여해왔는지 알 수 있다"며 "이는 평가의 공정성뿐만 아니라 신뢰성을 훼손하는 명백한 부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만족도 조사는 성과급, 직원 평가 등에 반영되기 때문에 충분한 조작 유인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국토교통부가 산하기관들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이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LH는 이와 관련 "내부감사를 했으며 내부 직원 교육용으로만 쓰였고 공문이 배포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관련자 2명에 대해선 각각 견책과 주의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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