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담보' 하지원 "더 많은 사람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기사입력 : 2020년10월15일 10:25

최종수정 : 2020년10월15일 10:25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가을 극장가를 영화 '담보'가 장악했다. 성동일, 하지원, 김희원과 아역배우 박소이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뜨거운 감동과 눈물을 담보하며 추석과 한글날 연휴에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지원의 선택은 다소 의외였지만, 틀리지 않았다.

벌써 데뷔 24년 차 배우 하지원. 스크린 나들이도, 이런 휴먼 드라마 장르의 영화도 오랜만이었다. 그간 사극, 액션, 로맨스 등 온갖 장르물을 섭렵한 것은 물론 뛰어난 연기력과 스타성으로 인정받아 온 그의 선택은 약간의 의구심을 남겼다.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야, 관객들은 '하지원의 선택이 옳았다'고 깨닫게 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담보'에 출연한 배우 하지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10.15 jyyang@newspim.com

◆ '담보'에 담긴 이야기...가족, 그리고 하지원의 진심

영화 '담보'는 지난 10월 초 추석 연휴 내내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80여 만 관객을 끌어모아 초반 흥행몰이를 했다. 코로나19로 극장가가 꽁꽁 얼어붙어 있던 차에 불어온 훈풍 같은 소식이었다. 다 꺼져가는 한국 영화계의 불씨를 다시 붙인 주인공이 바로 하지원, 성동일이다. 두 사람은 '담보'에서 조선족 아이 승이의 어른 역, 돈 대신 데려온 승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두석 역을 맡아 열연했다.

"처음 시나리오 읽었을 때 느낌이 영화에 그대로 나와서 정말 좋았어요. 분량 때문에 제 출연이 의외라고 생각하신 분이 많아요.(웃음) 윤제균 감독님이 주고 싶은 시나리오가 있다고 직접 연락이 오셔서 처음부터 비중이나 분량도 알고 시작했어요. 영화 초반과 끝에 등장하는 승이가 관객들에게 전해주는 감정이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저한테 부탁하셨죠. 저도 흔쾌히 하겠다고 했고요."

영화 '해운대'에서 함께 호흡했던 윤제균 감독이 이끄는 JK필름이 제작하고, 전작 '하모니'에서 휴먼 드라마를 제대로 보여준 강대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지원이 다양한 작품에서 독보적인 연기로 그만의 캐릭터를 그려냈다면, 이번에는 영화의 감정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

"결국 사랑에 대한 얘기죠. '담보'에서는 정말 특별한 관계의 사람들이 진짜 가족이 되어 가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죠. 요즘에 가족이지만 멀리 떨어져 지내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 관계를 끊고 지내는 사람도 많잖아요. 그런 면에서 가족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요. 그런 소중함이나 가치들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가족은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주고 믿어주는 존재잖아요. 분명 피가 섞이지 않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게 영화에서 잘 보일 수 있어서 가장 좋았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담보'에 출연한 배우 하지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10.15 jyyang@newspim.com

초반에 하지원은 어른 승이 역으로 극의 시작을 담당하며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보여줬다. 한중 외교장관급 회의에서 통역을 맡는 등 능숙한 통역가로 등장한다. 과거 중국에서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활약했던 만큼, 그의 중국어 실력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전혀 원래 실력은 아니고요.(웃음) 이번에 좀 배웠죠. 극중 승이와 비슷하게, 장관님 통역하셨던 분에게 배울 수 있었어요. 시선 처리나 말의 볼륨이나 톤을 완벽하게 따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아역인 소이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담당해야 했는데, 제가 참 속상할 정도로 어린아이가 겪은 일들과 상황이 가혹하더라고요. 두석 아저씨가 그걸 보고 더 승이를 끔찍이 사랑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성동일 선배와는 너무 한 무대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딸로 만나게 됐네요.(웃음) 실제로 뵈니까 정말 따뜻하고 좋은 분이시고, 또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면이 있으셔서 현장에서도 늘 재밌게 받아주셨어요."

영화 속에서는 어린 승이가 겪는 일들이 참담하기도 하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더한 일들도 일어난다. 하지원은 극중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 승이 세 사람이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이지만, 그들을 깊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음을 털어놨다.

"두석이 어떻게 보면 승이의 진짜 아빠보다 안타까운 승이의 처지를 다 봤기 때문에 더 보호해주고 슈퍼맨처럼 지켜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승이도 안타깝지만 그걸 겪은 게 있어서 더 곧게 자란 것 같고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두석이나 종배 같은 아저씨가 특별한 사랑을 줬기 때문이죠. 나중엔 그런 생각도 들어요. 두석 아저씨가 승이를 지켜주고 보호해준 것처럼, 승이 역시 두 아저씨를 서로 보호해주고 지켜준 느낌이죠. 마지막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돼버리잖아요. 그게 또 사랑이고요. 내가 살아갈 이유 중에 하나가 될 정도로 서로에게 특별해지잖아요. 나에게 살 힘을 주고 지켜주고 서로가 너무 소중하죠. 그게 뜨겁게 느껴지는 영화예요."

◆ 뭉클했던 '가족'의 의미…24년차 배우가 갈 길은

'담보'에서는 꽤 어두운 사회의 단면을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과도하게 감정을 터뜨리지 않는다. 시종일관 담담하게 흘러가는 와중에 눈물을 흘리는 건 대부분 관객의 몫이다. "일부러 절대 울지 않았다"던 성동일처럼, 하지원 역시 미리 감정을 정해두거나 터뜨리려 노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했음을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담보'에 출연한 배우 하지원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10.15 jyyang@newspim.com

"마지막에 두석을 찾아서, 결국 만나는 신이 가장 좀 뭉클했던 것 같아요. 어떤 감정이나 연기를 보여줘야겠다 생각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그냥 느끼는 그대로 표현을 했죠. 정형화된 슬픔이나 예상되는 감정들을 다 빼고 백지 상태로 카메라 앞에서 한발 내딛는 것 같았어요. 예측되는 뭔가를 갖고 들어갔을 땐 이미 너무 모든 것이 가짜처럼 되는 순간이 될까 봐 걱정했죠. 모든 걸 내려놓느라 조금 힘든 신이었지만, 그렇게 찍은 기억이 나요. 제가 너무 북받쳐서 슬퍼하면 역효과가 날 것 같았거든요. 너무 예상 가능하거나 뻔할 수 있잖아요." 

영화에서는 승이 역의 배우가 하지원까지 총 세 명이 등장한다. 초등학생 시절의 박소이, 고등학생 시절 홍승희, 그리고 대학생부터 성인이 된 승이를 하지원이 연기했다. 하지원은 이 점을 언급하며 어떤 센 상황들보다도 승이의 과거가 한 장면씩 스쳐 지나가는 신이 가장 울컥했다고 꼽기도 했다.

"어린 승이에서 고등학생, 대학생으로 가는 과정이 찡했어요. 몽타주들이 주욱 나오는 부분요. 승이가 아저씨의 속을 이미 다 이해하는 딸이어서 참 눈물이 났어요. 저는 진짜 부모님 말 잘 듣는 딸이었거든요. 저한테 하지 말란 말씀을 한 번도 안 하셨거든요. 그게 우리 부모님 방식이었나 싶은 생각도 해요. 공부하란 말씀도 안 하시고 그냥 다 믿고 맡기셨죠. 딱 한 번 오디션 보러 다닐 때 '너무 힘들면 안 해도 돼' 하신 적이 있는데, 그게 더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하하. 그 뒤로 더 오디션에 많이 붙고 점점 바쁘게 일을 하게 됐죠."

국내에선 영화 '목숨 건 연애'(2016) 이후 4년 만에 스크린 복귀다. 하지원 역시 관객들의 바람처럼 더 자주 작품으로 인사할 수 있길 바랐다. 무려 24년간 연기하면서 안 해본 연기가 거의 없을 정도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면을 보이겠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다졌다. 그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여전한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더 많은 작품에서,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기회가 오길 바라고, 늘 기다리죠. 아직도 도전할 게 남았냐고 하시는데, 더 많은 일을 기대하고 있어요.(웃음) 캐릭터적인 장르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 했지만 진짜 사람 얘기도 할 때가 됐죠. 어릴 때 잘할 수 있는 장르와 이야기들이 있다면 지금 나이에 또 할 수 있는 게 있겠죠. 시간이 지나면 늘 봐왔던 것들도 달라지잖아요. 오늘 본 파도와 작년에 본 파도가 다른 것처럼요. 10년 전에 했던 연기여도 분명히 다르게 하겠죠. 똑같이 하면 기계 아닐까요?(웃음) 늘 배우로서 머물러 있기보다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성장하려 해요. 후배들도 좋게 봐주고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는데, 그럴 때마다 여기서 주저하지 말고 더 많이 배우고 더 귀감이 됐으면 싶죠. 좋은 선배로서 잘하고 싶고 좋은 길을 가고 싶어요."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애경家 3세' 채문선 유튜브 돌연 폐쇄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애경그룹의 '오너 3세'인 채문선 탈리다쿰(Talitha Koum)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폐쇄됐다.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채 대표가 채널을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은 현재 사라지고 관련 숏츠 영상만 노출돼 있는 상태다.  애경그룹 '오너가 3세' 채문선 탈리다쿰(Talitha Koum) 대표가 유튜버로 데뷔했다. 사진은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 내 '채문선의 달리다 꿈' 코너에서 발언하고 있는 채문선 대표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채문선의 달리다 꿈' 영상 갈무리] 채 대표가 지난해 9월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 내에 '채문선의 달리다 꿈' 코너를 열고 유튜버 활동의 시작을 알린 지 3개월여 만이다. 일각에서는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제주항공의 최대주주는 애경그룹이다.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의 지분 50.4%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올라 있다. 애경자산관리도 제주항공의 지분 3.22%를 갖고 있다.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이번 여객기 참사 이후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애경그룹 기업가치도 떨어졌다.  채문선 대표는 1986년생으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녀다. 지난 2013년 '세아그룹 오너 3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당시 상무)와 결혼했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탈리다쿰'을 운영 중인 채 대표는 매일유업 외식사업부와 애경산업 마케팅 직무 등을 역임했다.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남편인 고(故) 채몽인 창업주가 1954년 애경유지공업을 설립해 세탁비누를 생산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제주 출신인 부친의 뜻에 따라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손잡고 제주항공을 설립했다. 이번 참사 발생 후 채 총괄부회장이 무안 현장을 찾아 유족들에게 유족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죄의 뜻을 전했다. . nrd@newspim.com 2025-01-02 18:34
사진
'콘크리트 둔덕' 위법성에 말바꾼 국토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리나라 역대 항공사고 가운데 세번째 대형 사고로 자리매김하게 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대해 해외 항공전문가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국토부는 자체 규정을 지켰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해외 권장 사항대로만 공항 로컬라이저 설치가 이뤄졌다면 이같은 대형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해명에만 급급하는 국토부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2일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형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무안공항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에 대해 국토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지지대로 구성된 로컬라이저 모습 ej7648@newspim.com 국토부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적법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적법'의 근거는 콘크리트 시설물이 지지하고 있는 로컬라이저가 '공항 안'이 아닌 '공항 밖'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해외 항공전문가들은 제주항공 여객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이 콘크리트 지지 기둥이 있는 둔덕 형태로 설치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 내 모든 시설물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조립돼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철골과 같은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이어야 만약 비행기가 충돌하더라도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 있어서다. 실제 2015년 4월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불시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철골 지지대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고 탑승객 81명 중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국내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교통부 예규)에서도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됐다. 문제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종단안구역 외부 즉 공항 외부 시설물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규정을 지켰다는 근거다. 이는 관련 국제규정인 'Doc 9137-AN/898 Part 6'에도 있는 내용이란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국내 규정인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의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끝)부터 최소 90m를 확보해야한다. 무안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최소 기준보다는 약 110m 길고 다른 국내공항보다 긴 편이다. 포항경주공항은 92m로 최소 규정을 간신히 맞췄으며 그외 사천공항은 122m와 177m로 구성됐으며 울산공항은 200m, 제주공항이 240m로 가장 길다. 이 종단안전구역을 벗어나면 '공항외' 시설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제규정에서는 240m를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국내기준인 연방항공국(FAA) 기준은 300m로 국제기준을 상회하고 있다. 만약 이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항공기 제동을 돕는 '항공기 이탈 방지 시스템'(EMAS)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EMAS를 설치한 공항이 한 곳도 없다. 규정이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무안공항의 해당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이 끝나고 5m 밖 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규정 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로 인해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는 점은 자명하다. 국토부의 해명은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해명과 달리 항공당국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의 잠재적 위험을 알고 손을 보려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부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지하는 문제의 둔덕을 설치했다. 이는 내구연한(15년)이 지나면서 2023년 개량 작업에 들어갔는데 30㎝ 두께의 콘크리트판을 더 올렸다. 이 과정에서 보강공사 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는 '장비 안테나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파손성(Frangibility)을 고려해 설계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즉 국제규정인 '부서지기 쉬운 시설물'을 공항 주변에 설치해야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무안공항 시설물 개량사업에서 콘크리트 지지 기둥은 오히려 더 강화된 셈이다. 이는 태풍 등으로 로컬라이저가 부서지는 걸 막기 위한 보강 조치였다는 게 국토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태풍을 만나는 빈도가 가장 잦은 제주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은 철골로 돼 있다. 결국 국토부도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설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토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을 비롯한 해외에도 비슷한 콘크리트제 로컬라이저 지지대 구조물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자 입장을 바꾼 상태다. 국토부는 "우리가 보유한 자료상에는 그렇게 돼 있는데 외국 공항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다는 주장이 있어 다시 보완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전국 공항 내 항행안전시설물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키로 했다. 여수·광주·청주공항에도 무안과 유사한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서다. 제대로 된 시설물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종단구역이 끝나고 5m 지난 지점에 콘크리트 둔덕을 만들어놓고 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것은 뭐라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처음이었던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5-01-02 17:0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