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남자 구미호부터 클래식 음악, 반전을 거듭하는 여자 사기꾼까지.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들이 안방 극장을 장악했다.
지난 7일 세 편의 수목드라마가 동시에 안방에 출격했다. tvN '구미호뎐', JTBC '사생활', KBS2 '도도솔솔라라솔'이 나란히 첫방송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구미호뎐' '도도솔솔라라솔' '사생활' 순으로 시청률에 따라 희비는 엇갈렸지만, 각자 다양한 소재와 신선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 한번 더 뒤튼 판타지의 끝…'남자 구미호' 설정, 여심 훔칠까
구전설화로 내려오던 구미호의 전설이 현대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여성이었던 구미호의 성별이 바뀌었다. 오싹한 공포감을 자극하면서도 한없이 로맨틱한 판타지를 한번 더 틀어 특별함을 더했다. 이동욱, 조보아 주연의 tvN '구미호뎐'의 설정이다. 미남 배우 이동욱이 당장 간이라도 빼주고 싶게 만드는 신비한 얼굴로, 오직 한 여자만을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순정남을 연기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tvN] 2020.10.08 jyyang@newspim.com |
'구미호뎐'의 제작진은 이동욱이 연기하는 남자 구미호 '이연'을 여성들이 꿈꾸는 동양적인 판타지의 정수로 설정했다. 구전설화 속 구미호와 주변 설정을 가져오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액션과 로맨스 등을 버무린 복합 장르 드라마로 안방을 찾아온다.
이동욱부터 조보아, 김범 등 외모로는 빠지지 않는 배우들을 캐스팅한데다, 오랜 기간 드라마를 준비해온 제작진의 자신감도 돋보인다. 강신효PD는 제작발표회 당시 "2년 이상 준비했다. 배우 스태프들 다들 있는 힘껏 준비했다. 스토리, 배우들 연기력, 비주얼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작품이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자신했다.
이같은 자신감에 힘입어, '구미호뎐'은 만족스런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7일 첫 방송한 수목극 가운데 시청률 1위로 출발한 것은 물론, 이틀간 5.8, 5.6%의 수치를 기록하며 향후 흥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흥미진진한 전개를 선보이기도 전에, 남자 구미호라는 설정이 초반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사진=KBS] 2020.10.08 jyyang@newspim.com |
◆ 클래식에 푹 빠진 드라마…여배우의 '반전 변신' 보는 재미도
'구미호뎐'과 함께 출발한 KBS2 '도도솔솔라라솔'은 앞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 차례 촬영이 중단되면서 첫방송도 밀리는 불운을 겪었다. 피아니스트 구라라 역의 고아라와 알바 만렙 선우준(이재욱)이 로맨스 호흡을 맞춘다. 첫회 2.6%로 다소 저조한 출발을 했으나 이튿날 2.8%로 소폭 시청률이 상승했다. 향후 두 사람의 본격 로맨스 케미스트리에 불이 붙으면서 고정 시청층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극중 구라라가 피아니스트 출신인 만큼, 극의 흐름에 따라 감정을 고조시키는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도 이 드라마의 포인트다.
특히 클래식과 로맨스의 조합이 '도도솔솔라라솔'에 앞서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도 차용되고 있다. 이미 클래식 음악이 최근 TV 드라마의 새로운 흐름이 된 모양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클래식 음악 특유의 감성적인 느낌을 살린 잔잔하면서도 공감가는 스토리가 꾸준히 고정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5-6%의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JTBC] 2020.10.08 jyyang@newspim.com |
소녀시대 출신 연기자 서현과 배우 고경표, 김효진이 주연을 맡은 JTBC 사생활도 독특한 설정을 자랑한다. 서현이 연기하는 차주은을 비롯해 전 아나운서 정복기 역의 김효진, 김재욱 역의 김영민이 모조리 사기꾼으로 등장한다. 서로를 속고 속이는 사기 전쟁 속에 사생활의 진실이 불거지고, 뜻밖의 적과 마주하게 된다는 이색적인 이야기를 가져왔다.
'도도솔솔라라솔' '구미호뎐'과 정면승부를 벌이게 된 '사생활'은 2.5% 시청률로 출발해 이튿날엔 2.2%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걸그룹 멤버였던 서현의 능청스럽고 독한 사기꾼 연기 등 볼거리는 넘쳐난다. 군복무 후 첫 복귀하는 고경표와 로맨스 호흡도 극이 진행되면서 눈여겨 볼 포인트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여배우들의 사기행각을 만나볼 기회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