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라이브 커머스 효과 '톡톡'
롯데쇼핑 "개방형 플랫폼 전환"...신세계, 법인 설립 후 추기 인수 잇달아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한 시간 만에 하루치 물량 완판', '누적 시청자 2만 명 돌파'
유통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라이브커머스에 잇달아 투자, 활로 모색에 나섰다. 10대들의 전유물로 불리던 이른바 '라방'(라이브방송·실시간 영상 방송) 영향력이 커지면서 주요 유통업체들도 대항마를 키우기 위해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부터 오프라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등 백화점들도 일제히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라이브커머스 운영 현황. 2020.09.23 hj0308@newspim.com |
◆라방 소비자 '소통''직거래' 강점...주력 타깃층 1020→3040 확장
과거 온라인 업체들이 가격 경쟁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면 미디어커머스는 자사 쇼핑몰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콘텐츠를 활용한 전략으로 고객을 유인한다. 이는 기존 마케팅이나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홈쇼핑 채널 판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로 소비자와 소통을 강점으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방'은 MZ세대가 주력 타깃층으로 패션, 뷰티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3040 세대로 소비층이 확대되면서 최근엔 식품, 명품, 가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라방의 가장 큰 장점은 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면 소비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구매를 결정하면 화면에서 곧바로 구매할 수 있는데 있다. 미디어와 유통, IT 등 영역 경계가 허물어진 셈이다.
라방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체들은 속속 투자를 확대하며 신 시장 잡기에 나섰다.
[사진=롯데쇼핑] |
◆갤러리아·현대·롯데 등 백화점 업계 '라방' 속속 론칭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언택트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 및 MZ 세대를 겨냥해 라방을 시작했다. 갤러리아는 첫 라방 브랜드로 '오프화이트'를 선정했다. 오프화이트는 현재 MZ 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다.
회사 측은 라이브커머스 진출을 통해 젊은 층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첫 방송에선 SNS 팔로워 181만 명을 보유한 패션 톱 모델 '아이린'이 출연해 상품을 소개해 큰 호응을 받았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3월부터 쇼핑 서비스 앱 '그립'과 손잡고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또한 네이버 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백화점윈도 라이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3월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 상품을 라이브 채널로 판매한 결과 1시간 만에 약 1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매출의 30%에 달하는 수치다.
롯데백화점은 작년부터 라이브커머스 방송 '100라이브'를 통해 라방에 나섰다. 롯데온에서는 일주일에 2~3번씩 여성 의류와 화장품 브랜드 등을 위주로 방송하며 판매에 나서고 있다. 롯데 라이브커머스의 하루 평균 시청자 수는 5000명에 달하며 일 매출은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롯데쇼핑은 내년 하반기까지 일반 판매자와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라방을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소규모 판매업체들은 판로 확보를 할 수 있어 기업 이미지 제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복안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Online Contact)'인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 채널에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롯데온에서 선보이는 온 라이브는 자사 상품 판매는 물론 입점한 셀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 쇼크라이브. [사진=CJ ENM] |
◆별도 법인 설립 나선 신세계・CJ 향방 '주목'
신세계는 라이브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4월 260억원을 출자해 영상 콘텐츠 제작·스트리밍 업체 '마인드마크'를 설립했다. 이어 콘텐츠제작사인 '실크우드'와 '스튜디오329'를 잇달아 인수하며 투자 보폭도 넓히고 있다.
해당 사업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진두지휘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오쇼핑과 E&M을 합병, CJ ENM을 출범한 CJ그룹은 진작부터 미디어커머스에 주목해왔다. 현재 CJ ENM에서 영상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다다스튜디오'는 뷰티·리빙·푸드 등 6개 채널 1500만 구독자를 두고 있으며 영상과 연계한 커머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CJ그룹은 해당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해 CJ오쇼핑 사내 사업부 디지털커머스센터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키는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 업계에선 법인 설립 이후 외부 투자 유치나 기업공개(IPO)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커머스 선두 업체인 쿠팡은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해 별도 전담 팀을 꾸리고 인재 채용에 나서는 등 대응에 나섰다. 앞서 쿠팡은 싱가포르 동영상 서비스(OTT) '훅'을 인수한 바 있어 이를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판매 전략이 절실한 유통업체들이 미디어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향후 소비 주력 층으로 성장할 MZ세대 뿐 아니라 연령층 확대 가능성도 큰 만큼 이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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