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이유영이 다이빙을 소재로 한 심리 스릴러 영화 '디바'에서 가장 입체적이고 묘한 캐릭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유영은 21일 영화 '디바'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에 참여하고 촬영한 과정을 들려줬다. 그는 무엇보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라 끌렸다"고 시나리오의 매력을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디바'의 배우 이유영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2020.09.22 jyyang@newspim.com |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조금은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라서 많이 끌렸죠. 다이빙이라는 소재가 신선하기도 했고요. 다이빙이랑 스릴러가 만나면 좀 신선하고 짜릿한 느낌을 줄 것 같았거든요.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다이빙을 한번 배워보고 싶기도 했어요."
하고 싶어서 도전했지만, 다이빙은 절대 쉬운 종목이 아니었다. 그는 어떻게든 다이빙 선수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에 애를 썼던 과정을 돌아봤다. 힘든 점도 많았지만 신민아와 함께여서 더욱 든든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다이빙 선수 역할이니까 선수처럼 최대한 많은 걸 해내고 싶었죠. 그래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하고 싶어서 했지만, 몸이 막상 말을 듣지 않을 때 힘든 순간도 있었고요. 한세월 해도 선수들에게도 많이 부담이 되는 종목이더라고요. 두려움을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훈련에 많이 의지했어요. 초반에는 기초훈련, 지상훈련으로 체력을 키우고 촬영에 필요한 부분은 집중적으로 동작들을 연습했죠. 저는 물구나무에 좀 욕심이 나서요.(웃음) 다이빙대 끝에서 물구나무를 꼭 서고 싶었거든요. 두려움을 극복하는데 아무래도 제일 집중했던 것 같아요."
특히 수진은 영화 초반부터 단 한가지로 정의되지 않는 캐릭터성으로 모두를 시시각각 놀라게 한다. 이영(신민아)이 생각하던 수진의 모습은 고정돼있지 않다. 그가 새로운 사건을 겪고 수진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전혀 새로운 면이 드러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디바'의 배우 이유영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2020.09.22 jyyang@newspim.com |
"제가 가장 원했던 게 수진이가 입체적인 인물로 보이는 거였어요. 많은 분들이 이입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단지 1차원적으로 악한 모습이 드러나는 캐릭터가 아니고 마음속에 상처나 트라우마를 내보이거든요. 나쁜 길로만 가고 잘못된 선택만 하는 인물로 보이지 않았음 했죠.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그 마음을 잘 표현하려 했어요. 순간순간 수진이가 무서운 모습으로 그려진 건 연출의 힘이에요. 수진이 주인공인 이영의 심리를 압박하는 기능을 해야 했거든요. 이영의 기억 속에서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기술적이고 연출적인 코멘트를 받아 감독님을 믿고 연기를 했죠. 아주 못된 마음을 갖고 있다거나 악한 인물은 아닌 것 같아요. 연출적으로 다양한 면이 잘 표현됐고 연기하면서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어요."
앞서 신민아 역시 언급했지만, 여성 감독과 제작진, 여성 배우들이 똘똘 뭉쳐 만든 영화가 '디바'다. 이유영 역시 그 덕분에 현장에서 더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음을 고백했다. 동시에 그래서 더 이 영화가 더 잘됐으면 하고 바랐다.
"영화계에 여자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아직까지는 많지는 않아요. 그런 점이 안타깝고 이 영화를 계기로 잘돼서 여성 제작진, 여성 감독, 여성 출연의 영화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캐릭터 선택을 할 때도 뻔한 여자가 아닌 좀 더 폭넓은 여성 역할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죠. 그래서 이번 영화가 어느 때보다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디바'의 배우 이유영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2020.09.22 jyyang@newspim.com |
영화가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 극중 이영과 수진의 감정도 극에 달한다. 특히 사고 당시 장면을 찍으면서는 연기적으로는 물론, 몸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수영장에서 찍는 다이빙신 외에도 바다에 빠지는 신 등이 복잡한 감정 연기와 얽혀 등장한다.
"중요한 신들은 다 물과 함께였어요. 사고 장면에서도 비 맞으면서 찍고 그래서 몸이 많이 고생했죠. 물에 빠진 장면은 대형 수조 안에 차를 집어넣고 연기를 했는데, 생각보다 무섭더라고요. 물을 워낙 좋아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연기를 하려고 집중하니 호흡을 놓쳐서 당황스럽기도 했고요. 오히려 이번에 물에 공포심이 약간 생긴 것 같아요.(웃음) 마지막 장면에 이영과 수진이 폭발하는 감정이 가장 잘 나왔으면 했고, 긴장하면서 준비했죠. 지금와서 너무 힘들었던 것 뿐이네요. 또 물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몸이 덜덜 떨려서. 힘들게 촬영했던 기억이 나요."
숱한 고생을 무릅쓰고, 어쨌든 이유영은 조슬예 감독과 영화가 원하는 지점을 정확히 캐치해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감독님은 수진이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면서 그 미션을 제대로 완수했는지, 관객들이 그 부분을 봐주길 바랐다.
"수진이가 안타깝고 불쌍했어요. 왜 감정을 숨기고 살아왔는지 너무 이해가 됐죠. 질투, 열등감, 상처, 트라우마 같은 건 남들한테 말하기 좀 창피한 감정일 수도 있잖아요. 이미 난 바닥이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탑의 자리를 꿈꾸는 게 스스로한텐 한줄기 희망일 지도 몰라요. 남들은 안된다고 하지만 난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욕심, 은밀한 욕망을 꽁꽁 숨기고 열심히 하는 선수죠. 그게 저와 조금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많은 분들이 수진에게 많이 공감을 해주셨음 해요. 또 '속내를 알 수 없는, 묘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구나'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더없이 기쁠 것 같아요."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