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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엘리베이터 갇혀 공황장애 악화로 극단적 선택…법원 "업무상 재해"

기사입력 : 2020년09월13일 09:00

최종수정 : 2020년09월13일 09:00

업무상 스트레스 겪던 중 엘리베이터 사고 후 공황장애 악화
법원 "업무상 재해 맞다…사망 사이 인과관계 인정"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업무상 스트레스를 겪어오던 중 회사 엘리베이터에 갇혀 공황장애가 악화돼 결국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회사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게임회사에 다니던 회사원 A씨의 유족이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0월 야근을 하고 퇴근하다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고를 겪고 과호흡 증상을 보여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후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 진단을 받고 1달 넘게 입원치료를 받았다. A씨는 결국 이듬해 4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2018.02.13 leehs@newspim.com

재판부는 이 사건은 '업무상 재해'로,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데 엘리베이터 사고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내성적인 성격이고 이 사고 이전부터 공황장애 소인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전에는 치료를 받지 않고서도 회사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고 이후부터 증상이 본격적으로 발현돼 기존과 같이 회사생활을 지속하지 못했다. 이같은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고를 계기로 공황장애가 본격적으로 발현되고 심화되었음을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봤다.

또 "진료기록에 의하면 A씨는 준비 중이던 게임 런칭이 실패하는 것에 대해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자금사정 악화로 게임 개발 직원들이 다수 퇴사했던 사정을 볼 때 게임 성공 여부에 대해 상당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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