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일부 대학들, 전면 비대면 수업 전환
"코로나19 이전 기준 등록금 책정 부당"…대학원생들도 가세
[서울=뉴스핌] 김유림 이정화 이학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요 대학들이 2020학년도 2학기 수업을 비대면으로 시작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이전 상황에 맞춘 등록금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라,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학습권 침해에 따른 등록금 환불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되면서 서울 주요 대학들은 2학기 비대면 수업을 잇따라 결정했다. 당초 수강생 인원을 기준으로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혼합해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를 고려해 수업 방식 변경에 나선 것이다.
연세대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건국대, 숙명여대, 국민대, 숭실대, 세종대 등은 비대면과 대면 혼합 수업을 보류하고, 개강 이후 2주 동안 또는 중간고사까지 전면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9월 한 달 동안 대면 수업을 축소하고 비대면 수업 위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후 수업 운영 방식은 방역당국의 대응 단계를 고려해 재검토할 방침이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및 2단계에서는 대면과 비대면 혼합 수업 기본원칙을 고수하는 대신, 3단계 격상시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비대면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학습권이 침해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전에 책정된 등록금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전다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공동의장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수업권 침해와 시설 이용 제한 등 1학기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된 부분이 2학기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대면 강의가 진행됐던 당시 책정한 등록금을 그대로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전대넷이 최근 전국 대학생 29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3.7%가 2020년 하반기 등록금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오프라인 수업을 기준으로 책정된 등록금, 학교 시설 이용 불가능, 비대면 수업 진행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숭실대 총학생회는 "1학기 등록금 보상을 주장했던 이유는 교육권 손실 때문이었다"며 "2학기는 등록금에 합당한 교육 질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똑같이 교육권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면 그때는 당연히 2학기 등록금도 보상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도 "1학기 등록금 환불을 위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2학기 등록금 환불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대학원생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수업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대학원총학생회네트워크(대학원총학넷)는 교육부의 대학원생 배제 정책으로 인해 학교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원총학넷은 "지난 7월 30일 발표한 교육부의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 기본계획'은 대학이 학생들에게 지원한 '실질적 자구 노력 금액'에서 대학원생을 지원한 금액은 제외하겠다고 명시했다"며 "대학원생의 등록금은 학부생의 등록금보다 훨씬 높게 책정돼 있으며 누릴 수 있는 장학혜택도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와 생계를 지속하려는 대학원생들에게 재정 지원은 그 무엇보다 간절한 상황"이라며 "대학에 대학원생 지원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교육부의 정책 결정은 각 대학에 대학원생 지원의 필요성이 없다고 공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가에 등록금 환불 논란이 거세지만 주요 대학들은 아직 2학기 등록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등록금을 둘러싼 학교와 학생 간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2학기 등록금에 대해 현재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없으며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는 선별적 장학금만 지급할 계획이고, 2학기 재학생에 대한 등록금 환불은 없다는 방침이다. 숭실대는 협의체를 구성해서 학생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동국대의 경우만 2학기 등록금 환불을 결정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2학기에 등록하는 모든 학부생들에게 특별장학금 지급 형식으로 5% 감액된 등록금 고지서를 통보할 예정"이라며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 감면액은 20만원 수준으로, 계열에 따라 최소 17만3000원에서 최대 28만2000원까지 감면될 수 있다"고 말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