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용 마스크' 브랜드 10개 중 6개 가격 상승
KF80 50개 묶음 4만5000원 → 5만7980원
시민들 불안감 상승..."또 대량구매 해야 하나"
제조·유통사 "가격 올리지 않아...품귀 현상도 없을 것"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급증으로 보건용 마스크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스크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제조사의 KF94 마스크 50개 묶음 제품 인터넷 최저가는 3일 만에 28.8% 상승했다. 코로나19 초창기와 같은 마스크 대란은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지만 중간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널뛰기 하면서 마스크 사재기 재발 우려가 나온다.
◆ 10개 중 6개 제품 가격 올라...3일 만에 28.8% 급등
24일 뉴스핌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KF94와 KF80 마스크 각 5개씩, 총 10개 브랜드의 인터넷 최저가를 확인한 결과 6개 브랜드의 마스크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사가 만든 KF94 마스크 50개 묶음은 지난 20일 최저가 4만5000원에 판매되다 23일 최저가 5만7980원에 팔렸다. 3일 만에 1만2980원, 28.8%가 오른 것이다.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등했다. 해당 제품 최저가는 21일 오후 5시 기준 1000원 오른 4만6000원이었다가 다음날인 22일 오후 6시에는 5만5000원까지 뛰었다. 이어 23일 오후 1시가 되자 5만7980원까지 치솟았다.
D사가 제조하는 KF80 마스크 50개 묶음 최저가도 같은 기간 14.8% 올랐다. 이 제품은 지난 20일 인터넷에 최저가 3만2210원에 등록됐으나, 23일에는 3만4900원으로 올랐다.
100개 묶음 제품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7만2890원에 판매되던 F사 KF80 마스크 100개 묶음 최저가는 21일 오전 8시 30분 기준 7만5100원, 23일 오후 1시에는 8만4890원까지 올랐다. 16.4% 상승한 것이다.
오직 1개 브랜드 마스크만 가격이 하락했다. G사 KF80 마스크 50개 묶음은 지난 20일 최저가 3만8890원을 형성하다 22일 3만4630원으로 하락했다. 나머지 제품들은 100~500원 내외 가격 변동을 보였다.
◆ 제조사·유통업체 가격 안 올렸다는데...
마스크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은 마스크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모 마스크 제조업체는 "전반기와 비교해 공장 출고가는 차이가 없다"며 "이미 제조공장들이 너무 많이 생겨서 품귀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다"고 전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도 "계약 단가가 있기 때문에 출고되는 가격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세종시 마스크 착용 행정명령 [사진=뉴스핌DB] 2020.08.23 goongeen@newspim.com |
결국 제조사 등으로부터 마스크 물량을 확보해 인터넷에 판매하는 중간 유통업자 및 개인 판매자 등이 마스크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일간 28% 가격 상승을 보인 A사 KF80 마스크 50개 묶음 판매자는 소규모 농수산물 판매업체였다.
더구나 개인과 중간 유통업자가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는 판매자가 자유롭게 가격을 정할 수 있어 시간대별로 가격 변동이 심한 편이다.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이 대표적인 오픈마켓이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경우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가격 설정을 할 수 있다"며 "가격 설정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민들은 불안..."또 '사재기' 해야 하나"
마스크 가격이 널뛰기 하면서 시민들 사이에는 또다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전에 마스크를 대량 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개신교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완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는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 거리에서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08.20 yooksa@newspim.com |
약 29만명이 가입한 한 인터넷 카페에는 '마스크 가격 또 올랐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오픈마켓에서 며칠 전에 KF94 마스크 100장을 7만원에 구매했는데, 오늘 들어가서 구매하려고 보니 10만원으로 올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에는 물량이 없어서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은 왜 오르는 거냐"고 반문했다.
27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또 다른 인터넷 카페에도 "코로나19가 다시 퍼지기 시작하니 마스크 가격이 다시 오르는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역시 미리 사놨어야 했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과태료도 부과하는데, 마스크 가격이 비싸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싼값에 어렵지 않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