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제재로 화웨이에 메모리 납품 막힐 듯
SK하이닉스 매출에서 화웨이 비중 15%에 달해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SK하이닉스가 시총 3위로 내려앉았다.
미중 무역 갈등의 불똥이 엉뚱하게 SK하이닉스에게 튀면서 2017년 이후 3년 만에 2위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다.
SK하이닉스는 미 정부의 화웨이 규제 여파를 예의주시 한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20일 전날 대비 4.27% 급락한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시총은 코로나19가 본격화 되기 직전인 올해 2월 한때 77조원까지 늘었지만 이날 기준으로 52조원대로 쪼그라 들었다.
SK하이닉스가 코로나 발발 이후 대세 상승장에서 소외된 것은 D램 과잉공급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근 하락세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반짝 호황을 끝내고 다시 침체기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심지혜 기자] |
특히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 업체 등 고객사들이 상반기 이미 많은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밝지 못하다.
여기에 더해 이번 주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자 SK하이닉스 주가는 흘러 내렸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화웨이 제재 강화 방침에 따르면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이용해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 동안 화웨이는 미 정부의 규제를 피해 대만 미디어텍이 기존에 만들어둔 반도체를 대량 구매하는 방식으로 우회로를 찾았다. 하지만 이번에 강화된 규제가 발표되면서 우회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문제는 이번 규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화웨이에게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다양한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매출 대부분이 메모리 반도체에 몰려 있는 SK하이닉스는 화웨이 규제가 현실화 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SK하이닉스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의 발표로 실제 화웨이에 반도체 납품이 불가능한지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제재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SK하이닉스가 다른 스마트폰 업체로부터의 D램 주문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D램 점유율 2위(29.6%), 낸드 점유율 5위(10.4%)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 상무부 제재로 화웨이에 반도체 판매를 할 수 없는지 보다 정확하게 파악 중"이라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