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다시 매각설 '솔솔'…CJ 여지 남기며 가능성↑
연이은 핵심사업 처분 배경은 재정 악화…"내식업 주력할 듯"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CJ가 결국 뚜레쥬르까지 내놨다.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CJ푸드빌 핵심사업인 뚜레쥬르 매각에도 시동을 걸면서 그룹 내 체질 개선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CJ는 이번 매각 작업을 시작으로 외식사업을 줄이고 내식사업에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는 최근 뚜레쥬르 매각을 위한 주관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하고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에 투자안내문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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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푸드빌] 2020.08.14 jjy333jjy@newspim.com |
◆"사실무근→검토 중" 달라진 CJ 입장…매각 배경은 계속되는 '재정 악화'
이번 뚜레쥬르 매각설에 대한 CJ 입장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다. CJ는 관련 보도가 나가자마자 공시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3개월 전 매각설이 돌 때와는 확실히 온도 차가 있다.
뚜레쥬르 매각설은 올 초부터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흘러나왔다. 지난 5월에도 CJ가 뚜레쥬르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당시 CJ는 "뚜레쥬르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CJ푸드빌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란 말로 여지를 남겼다. 사실상 업계에서는 CJ가 뚜레쥬르 매각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풀이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이미 뚜레쥬르 매각이 기정사실인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뚜레쥬르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이거나 명확한 내용이 오가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뚜레쥬르 매각 작업이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뚜레쥬르 매각 추진 배경은 재정 악화에 따른 자산 확보로 보인다. 뚜레쥬르는 당초 SPC 파리바게뜨를 잇는 대항마로 기대를 받으면서 베이커리 시장에 출격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뚜레쥬르 직·가맹점은 2016년부터 줄곧 1300여개에 머물고 있다. 여전히 업계 2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1위인 파리바게뜨가 3400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을 감안하면 점유율도 그리 높지 않다.
CJ푸드빌 전체 사업도 2015년 이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9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더욱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악재까지 만나면서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사업 자체가 침체한 까닭이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외에도 빕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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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사업 '덩치 줄이기' 계속되나…"'매출 효자' 내식사업에 역량 강화할 듯"
외식사업 매출 악화가 계속되자 CJ푸드빌은 4월 고강도 자구안을 내놓기도 했다. ▲부동산 등 고정자산 매각 ▲신규투자 동결 ▲지출억제 극대화 ▲경영진 급여 반납 ▲신규 매장 출점 보류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것이 골자였다.
7월 초에는 또 다른 핵심사업이었던 투썸플레이스에서도 손을 뗐다. 지난해 2대 주주였던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투썸플레이스 지분 45%를 매각한 데 이어 잔여 지분 15%까지 매각하면서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와 완전히 결별했다.
매각으로 챙긴 실탄을 외식사업 확대·강화에 사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모두 CJ푸드빌 알짜사업인 까닭이다. 오히려 CJ의 외식사업 '덩치 줄이기'가 계속될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CJ푸드빌 전체를 매각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최근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을 CJ푸드빌과 CJ제일제당 공동 소유에서 CJ제일제당 단독 소유로 변경한 것이 그 근거다. CJ는 "해외에서 비비고 브랜드 전개와 K-푸드 대형화를 위함"이라고 공시했지만 CJ푸드빌 매각을 위한 사전 교통정리란 해석이다.
CJ가 외식사업 대신 주력할 분야는 비비고를 포함한 내식사업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역풍을 맞은 외식사업과 달리 내식사업은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렸다. 올 2분기 CJ제일제당의 가정간편식(HMR) 매출만 봐도 지난해 동기 대비 20% 증가한 1260억원이다. 꾸준한 매출 증대로 그룹 성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향후 내식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속 악화되던 CJ푸드빌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더욱 좋지 않아졌다. 기대했던 해외사업도 독이 됐다. 상황이 이런 만큼 CJ가 향후 CJ푸드빌을 통째로 매각하는 등 외식사업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도 전혀 없진 않다"며 "앞으로는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국내외 내식, 식품사업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