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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선박發 n차감염 '비상'…'허술'했던 항만방역에 강화조치도 뒷북

기사입력 : 2020년07월31일 06:33

최종수정 : 2020년07월31일 06:33

20일부터 접촉 많은 선박 전수 검사...페트르원호는 적용 이전 입항
지역사회 전파자 추가 발생 가능성...정부, 접촉자 찾기에 총력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부산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에서 발생한 확진자로부터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하면서 항만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초기 위험성을 인지했으면서도 허술했던 항만방역, 그리고 뒤늦은 강화조치 등으로 지역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기준 러시아 선박 페트르원(PETR1)호 관련해 지역사회 확진자는 총 11명 발생했다.

이중 9명이 선박수리공이며 2명은 동거인과 가족이다. 방역당국은 페트르원 선원으로부터 수리공이 확진됐으며 수리공이 가족과 동거인에게 추가 전파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대원들이 지난 6월 23일 러시아선박 A호의 확진자들을 부산의료원으로 후송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 전수 검사 시행 전이었던 페트르원호 입항...항만방역 '구멍'

러시아 선박에서 부산 지역사회로 감염이 전파된 것은 지난 8일 부산항에 입항한 페트르원호에 선박수리공이 승선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부터다. 이 선박수리공(부산 157번)은 페트르원에 승선해 수리를 하던 과정에서 선원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57번 확진자가 페트르원호에 올라 수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강화된 항만방역지침이 적용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러시아 선박과 관련된 확진자의 증가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원양어선과 냉동·화물선 등 러시아 입항 선박 중 국내 항만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경우 선원의 증상과 관계없이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항만운영 방역수칙에 따르면, 정부는 항만 관련 업종을 작업별로 접촉 강도를 구분하고 있다. 이중 선박수리의 경우 직접 접촉이 발생하며 특히 기관부 선원과 접촉하는 것으로 게재돼 있다. 여기에 선박수리는 최소의 인원으로 접촉을 최소화하며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작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57번 확진자는 항만방역 강화 이전에 페트르원호에 승선해 선박 수리작업을 했다. 물론 당시에도 선원들은 하선하지 않고 선내에서 격리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선박수리 등을 위해 불가피하게 외부에서 선내에 들어갈 경우 접촉을 최소화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했어야 한다.

하지만 수리과정에서 선원과 항만방역지침이 제대로 준수됐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즉 해당 수리공이 선원과 접촉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이다.

부산시는 157번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156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족 4명, 친인척 7명, 직장동료 141명, 지역접촉자 4명이 포함됐다. 방역당국은 157번 확진자가 근무하는 선박수리업체 직원 24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157번 확진자의 동료인 161번 확진자의 딸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26일에는 157번 확진자의 직장동료의 지인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자 뒤늦게 승선검역 강화

정부는 러시아 선박과 관련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면서 러시아뿐만 아닌 방역강화 대상국가로부터 입항하는 선박에 대한 승선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30일부터 방역강화 대상국가 6개국(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에서 입항하는 선박에 대해 전수 승선검역을 실시하면서, 러시아 선박과 마찬가지로 항만 노동자와 접촉 강도가 높은 선박 선원에 대해서는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확진자가 많은 러시아를 방역강화 대상국가로 선정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이번 러시아 선박 관련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를 신속히 찾아내 추적 조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선박수리공의 가족이나 접촉자, 지인 등 밀접 접촉자에게 추가적인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빠른 시간 내 넓은 범위로 정확히 추적조사와 검사를 실시해 추가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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