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부정책 공개 한달 전 발표
금융지원 규모, 20조원 증액키로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한국판 뉴딜' 정책에 선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래 유망 산업군에 금융 지원을 대폭 늘리고,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게 골자다. 정부가 세부정책을 내놓기 한달 전, 민간기업 중에서도 가장 빨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8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경제 신성장을 지원한다는 의지를 담아 'N.E.O(New Economic growth supporting Operations)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 일자리 충격 등을 우려하며 '한국판 뉴딜' 구상을 밝힌지 불과 한 달만이다. 이어 2주 후 신한금융은 '디지털 뉴딜' 중점 방안도 추가적으로 내놓았다. 이러한 결정은 금융권 최초였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신한금융] |
정부도 '한국판 뉴딜'의 세부정책을 지난 14일 공개했다. 핵심은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의 재원을 디지털, 그린, 안전망 강화 등에 투자해 총 1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160조원은 국비 114조1000억원, 지방자치단체 25조2000억원, 민간 20조7000억원으로 확보한다. 다만 정부가 '민간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이 일찌감치 공개한 N.E.O 프로젝트는 이 역할에 충실하다는 평가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 4월 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을 화두로 던진 직후 실무진에 "신한금융이 '한국판 뉴딜'에 일조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보자"고 의견을 냈다. 한 달간 논의 끝에 계열사 대표들과의 경영회의에서 최종 방안을 공유, 'N.E.O 프로젝트'를 확정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혁신성장 프로젝트, 퇴직연금 매트릭스 등 사례처럼 이번에도 발빠른 행보였다.
N.E.O 프로젝트는 ▲신 성장산업 금융지원 ▲신 디지털금융 선도 ▲신 성장생태계 조성 등 크게 3개 축으로 진행된다.
신 성장산업 금융지원은 혁신성장 기업에 대한 대출·투자 공급액을 현재보다 20조원 늘려 향후 5년간 85조원 규모 투입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초 조 회장이 위원장인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발족한 후 향후 5년간 혁신성장 기업에 총 65조원을 대출·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 디지털금융 방향은 조 회장이 위원장인 '디지로그(Digilog) 위원회'를 통해 금융데이터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신 성장생태계 조성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강화를 말한다. 신한금융은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 등을 통해 2023년까지 디지털 스타트업에 11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한국판 뉴딜의 목표인 고용안정에 일조하는 차원에서 일자리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신한금융은 향후 5년간 6700명의 신규 채용을 실시하고, 이중 절반 이상을 디지털·ICT 융복합형 인재로 채울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N.E.O 프로젝트를 추진, 선제적인 코로나19 위기 대응 및 신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노력했다"며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는 뉴딜 정책에 발맞춰 국가 경제의 신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금융의 역할도 적극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