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상 만장일치 반대 아니면 자동설치
유명희 통상본부장 이번주 정견 발표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패널이 오는 29일 설치될 전망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의 분쟁해결기구(DSB)가 한국 정부가 요청한 패널 설치 의제(WT/DS590/4)를 논의하기 위한 두번째 회의를 개최한다. 이자리에서 패널 설치가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노역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지난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일반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꿨다. 8월에는 자국 기업이 수출할 때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난해 9월 11일 WTO에 제소했지만 같은 해 11월 22일 한일 갈등을 대화로 풀고자 WTO 제소 절차를 중단했다. 이후 한국은 일본이 수출 규제의 명분으로 삼았던 제도적 미비점을 모두 정비하고 일본에 5월 말까지 수출 규제 해결 방안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이 끝내 답변을 내놓지 않자 지난달 2일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했고 18일 WTO 사무국과 주제네바 일본대표부에 패널 설치 요청서를 발송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첫 번째 회의에서는 피소국인 일본이 거부권을 행사해 패널이 설치되지 못했다. 하지만 WTO 규정에 따르면 피소국이 거부하는 경우 늦어도 그다음 회의에서 모든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거부하지 않는 한 자동으로 패널이 설치된다.
패널 위원은 3인으로 구성되며 위원 선임은 양 당사국이 먼저 선정 기준을 제시한 뒤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인사를 사무국이 후보자로 제시한다. 이후 당사국 간 의견조율과 후보자의 사정 등을 반영해 최종 구성하게 된다. 최근 평균 5.6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29일 WTO DSB 회의 개최가 유력한 상황"이라며 "WTO 규정상 회의만 열리면 패널은 자동으로 설치된다고 보면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주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한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정견발표를 할 예정이다. 정견발표를 계기로 아웃리치 등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여 메시지와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정견발표 등을 위해 유명희 본부장이 제네바에 나가있다"며 "유명희 본부장의 전문성, 정치적 케파, 그리고 회원국 의견 조율할 수 있는 외교적 경험, 소통능력 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