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사 부도설까지...긴박했던 3월 ELS 마진콜 위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59%까지 늘린 'ELS 자체헤지'의 역습
금융위기때도 없었던 한은의 무제한 RP매입
급한불 꺼지자 ELS 총량제 대신 자율규제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대형 금융위기로 번질 뻔했다. 한때 환율까지 흔들었던 증권사 ELS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의 부도까지 부를 뻔 했던 3월의 위기는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이 총출동해 막았다. 그러나 재발방지를 위한 ELS 관련 대책은 아직까지 고심중이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주요 증권사의 ELS 발행규모는 미래에셋대우 14조3380억원, 삼성증권 13조3864억원, 한국투자증권 13조485억원, KB증권 11조4271억원, NH투자증권 8조4651억원이다. 특히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에 비해 ELS 발행규모를 3~4조원 가량 급격히 늘렸다.

문제는 이중의 상당부분이 자체헤지 방식으로 운용됐다는 점이다. 수수료를 지불하고 리스크를 해외 증권사에 이전할 수 있는 백투백 헤지 방식과 다르게 자체헤지는 증권사가 직접 해외 선물이나 옵션 상품에 자금을 넣어 상품을 운용한다. 이때 해외 거래소에 일정비율의 증거금을 내는데, 주가가 폭락하면서 해외 거래소가 대규모 증거금을 추가로 요구했다. 설상가상으로 원화가 아닌 달러화만 받겠다고 못을 박았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잔액 106조원 중 자체헤지 규모는 62조1000억원으로 59%에 달했다. 자체헤지 규모는 2018년 51%, 2019년 52%로 증가 추세에 있다가 올해 59%로 급격히 늘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아끼고 운용 수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자체헤지 비중을 늘려왔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와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인해 늘어난 자체헤지 ELS 비중은 증권업계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1분기 중 국내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손익은 9067억원 적자로, 금감원 표현에 의하면 "2019년 이익규모(7501억원)를 초과하는 대규모 적자전환"이다.

수조원의 자체헤지 ELS를 들고 있던 일부 대형증권사는 하루에 1조원이 넘는 마진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증권사들이 급하게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채권 매각에 나서며 금리가 급등했고 단기자금시장 신용경색 우려가 불거졌다. 환전수요도 급증하며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기도 했다. ELS가 진앙이 돼 금융시장 전체를 흔들었다.

한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기자와 가진 미니포럼에서 "달러화를 구하지 못한 증권사는 부도 직전까지 갔다"고 언급했다. 증권사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나 ELS를 많이 들고있던 대형 증권사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원장이 직접 증권사 사장을 불러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이유를 물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국내 증권사 중 1분기 순손실을 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등 6개다. 이중 대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1338억원과 147억원 순손실을 냈다. 삼성증권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7% 줄었지만 간신히 순손실은 면했다.

대형 증권사의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당시 금융당국이 총출동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직접 증권사에 달러화가 얼마나 부족한지 물었고, 한국은행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무제한 환매조권부채권(RP) 매입을 시작했다. 매주 1회 정례적으로 한도없는 전액공급 방식으로 RP를 매입했는데 이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없었던 정책이었다.

급한 불이 꺼지고 나자 금융위원회는 ELS 총량제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ELS 발행규모를 자기자본의 몇배 수준으로 제한하는 안이다. ELS 마진콜 사태가 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인식 아래서였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쳤다. 증권업계는 자체헤지를 줄이고 백투백헤지를 늘리는 등 자율규제로 향후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을 설득했다.

당초 6월 발표 예정이었던 ELS 규제 대책은 아직까지 발표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과 이로 인한 사모펀드 전수조사 등으로 인해 금융당국이 ELS 대책까지 살필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대신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증권사 등이 보유한 미 국채 등 외화채권(외화RP)을 매입하는 외화 유동성 공급방안을 내놨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등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외환부문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새로운 정책수단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ELS 마진콜로 인한 달러 부족 문제를 염두에 둔 설명이다. 증권사들도 외화자산을 확보를 위해 외화RP상품 확대에 나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 마진콜 당시 상황은 대중에게 알려진 것보다 상당히 급박하게 돌아갔지만 ELS 발행규모를 자기자본 1배로 규제하는 엄격한 총량제가 재발방지를 위한 해답이 아니"면서 "증권업계 역시 외화자산 확보와 ELS 자체헤지 비중 축소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가지고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쿠팡 로저스 대표, 17일 국회 청문회 출석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은 오는 17일 예정된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에 대해 신임 대표 해롤드 로저스를 증인으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김범석 의장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10일 쿠팡 관계자는 "고객불안 해소와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한만큼 해롤드 로저스 신임 쿠팡 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 미국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사진=쿠팡 제공] 이날 박대준 대표가 3370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쿠팡은 미국 모회사 법무 담당 최고관리책임자인 로저스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청문회 증인 명단에는 당초 박 대표를 포함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 북미사업개발 총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등 관계자 6명이 채택된 바 있다. 이날 국회 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 증인으로 로저스 신임 대표를 채택했다. 다만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대표의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는 쿠팡 측의 상황 변경이 생긴 것에 따른 후속조치"라면서 "박 전 대표의 증인 신분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2025-12-10 17:52
사진
[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