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험자산 매입, 손실 가능성·부작용 우려"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한국은행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일변도에서 벗어나 빈곤 탈출, 고용 보장 등 질적 성장과 민생 안정에 주안점을 두는 거시경제 정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일본은행이 9년 이상 지속하고 있는 위험자산 매입이 손실 발생 가능성과 부작용에 부딪혔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5일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해 GDP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음에 따라 탈빈곤, 6대 안정 및 6대 보장 등 질적 성장과 사회 안정에 정책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중앙정치국회의는 지난 4월 기존 6대 안정과제 외에 6대 보장과제(고용안정, 기본민생, 시장주체, 식량 에너지 안전, 산업공급망, 기본적 사회운영 등의 보장)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자료=한국은행] 2020.07.03 hyung13@newspim.com |
고용과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경제성장이 필수적인 만큼 3% 내외 수준을 내부목표치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은은 중국 인민은행이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보다 유연하고 적절하게 실시하면서 실물경제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을 겨냥한 맞춤형 신용확대 정책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원리금 만기연장, 특수목적법인(SPV) 설립을 통한 신용대출 확대 등 금융포용 정책을 확대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지준율 및 정책금리 인하, 중앙은행 재대출 확대 등의 다양한 정책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특별국채 및 지방정부 전용채권 발행 확대, 감세 및 재정적자 증가 등 총량 확장적인 경기부양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은은 전했다. 작년보다 재정적자를 1조위안 늘려 재정적자율을 2.8%에서 3.6% 이상으로 확대하고, 1조위안의 특별국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양회 직후 발표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방안'에 대해 한은은 "홍콩·아세안·대만구 및 일대일로 등과의 연계성 강화, 위안화 국제화 진전 등 중국 정부가 중국 경제의 독립성 및 글로벌 영향력 강화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하는 신성장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하이난섬은 중국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제주도의 18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인구 944만7000명이다. 관광산업이 발달했으며 아세안과 중동 지역으로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프로젝트에는 수입상품에 무관세를 적용, 수출입 화물에 대한 통과절차 및 관리감독 간소화, 기업 소득세 인하, 금융산업 개방, 외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등도 포함돼 있다.
한은은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방안은 기존 제조업·수출 위주에서 서비스업·내수 위주로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 및 광둥성 홍콩 마카오 대만구와의 연계성 제고를 통해 지역개발의 거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홍콩보안점 제정, 미중 무역분쟁 등을 계기로 홍콩의 약점을 보완하고 대체지로서 하이난을 육성하려는 대응전략"이라며 "금융개방 확대 및 위안화 국제화 진전에 도움을 주는 지역금융 중심지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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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은은 일본 GDP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회하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4.0% 성장률을 예상했으며, IMF는 -5.8%를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원활한 유동성 공급, 기업금융 지원, ETF·J-REIT 적극적인 매입 등 조치를 취했다. 또 장단기금리 운용(수익률곡선 컨트롤) 및 정책운영방침은 종전대로 유지했다.
코로나19로 방일 외국인이 지난 4월엔 전년동월 대비 99.9% 줄어드는 등 큰 폭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관광업은 물론 소매업, 숙박업, 요식업, 인력파견업, 도매업 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하반기에도 약 2조4370억엔의 인바운드 소비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이는 명목GDP를 1.1%(2018년 기준) 감소시키는 규모다.
여기에 취업자수가 감소로 전환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 제조업 모두 부진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향후 일본 노동시장은 자영업자, 비정규직 등을 중심으로 실업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인구 감소세로 노동력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는 여성 및 고령자 취업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외국인 노동자에 문화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2010년부터 금융완화 수단의 하나로 CP, 회사채, ETF, J-REIT 등 위험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특히 올 3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입 한도를 큰 폭으로 늘렸다. CP와 회사채는 총 9.5조엔, 10.5조엔으로 기존보다 약 4배 늘렸다.
문제는 손실 발생 가능성이다. 일본은행 보유 ETF 평가손익은 2018년까지는 수조엔 수익을 거뒀지만 작년엔 3081억엔으로 감소했다.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도 있다. 일본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엔화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통화정책의 유연성이 제한될 수 있다.
한은은 "위험자산 매입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 시장기능 저하 등 부작용을 수반하므로 장기간 지속하기 곤란하다"며 "그렇다고 매입 규모를 축소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신중한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