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경찰에 "200만원 주겠다"…1심서 집행유예
최종훈 "그릇된 행동 뉘우치고 있어…사죄드린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음주운전 단속 경찰관에게 무마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FT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30) 씨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김재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원심 구형과 같이 징역 1년 6월 및 신상정보 공개고지,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집단 성폭행 의혹을 받는 전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이 지난해 5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09 mironj19@newspim.com |
이날 최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1심에서 법리적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했지만 항소심에서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뇌물공여 의사표시는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당시 음주단속 경찰관도 피고인의 의사표시를 장난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카메라를 이용해 여성의 나체사진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린 것은 정준영 씨 등 다른 피고인들이 수차례 올린 것에 비해 단 한 번 올린 것에 불과하다"며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최 씨도 최후진술을 통해 "별건으로 구속돼 있으면서 구치소에서 하루하루 죄책감을 느끼며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사건 당시를 곱씹으며 제가 얼마나 그릇된 행동을 했는지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을 담아 사죄드린다"며 "평생 무거운 마음으로 기억하며 살겠다"고 호소했다.
최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은 내달 23일 오후에 열린다.
앞서 1심은 최 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수라는 직업상 음주운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연예계 생명에 지장이 올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 조기에 무마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의 진술을 볼 때 거의 뇌물을 공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려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음주운전 단속에 관한 공정성과 청렴성 및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려했던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언론에 알려지는 게 무서웠고 돈을 주고서라도 무마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봐달라고 얘기한 것 같다. 단속 경찰관이 승낙했다면 현금을 주든 계좌로 이체했을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최 씨는 지난 2016년 2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자 경찰관에게 200만원을 주겠다며 무마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97%로 벌금 250만원에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았다.
한편 최 씨는 가수 정준영(31) 씨 등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멤버들과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2년 6월로 감형받았다. 2심 재판부는 최 씨가 피해자와 합의를 한 점을 들어 감형했지만 최 씨는 상고한 뒤 대법원 판단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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