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PD·기획사 관계자 5명은 벌금 500~1000만원
"순위조작 유죄…범행 적극 가담해 책임 무겁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프듀)101' 시리즈 투표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 PD와 김모 CP(총괄프로듀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2시30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 PD에게 징역 2년, 김 CP에게 징역 1년 8월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안 PD에게 추징금 3699만7500원을 명령했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모 보조 PD는 벌금 1000만원,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기획사 관계자 5명은 각각 벌금 500만원~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투표수 조작 의혹을 받는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 101' 제작 PD 안모 씨가 지난해 11월 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2019.11.05 shl22@newspim.com |
이날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안 PD에 대해 "메인 PD로 범행에 적극 가담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다"며 "특히 1년 6개월 동안 기획사 측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41회에 걸쳐 총 3700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아 대중의 불신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CP에 대해서는 "국민프로듀싱 직책에 맞게 방송을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음에도 PD들을 데리고 모의해 책임이 중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순위 조작 범행은 시청자 투표 결과를 그대로 따를 경우 성공적 데뷔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이익을 도모한 것이 아닌 점, 문자 투표 수익을 반환한 점, 수사에 협조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기획사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술자리 접대를 통해 공정한 경쟁 대신 부정한 이익을 얻으려고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면서도 "주로 안 PD 요청에 따라 술자리가 마련됐고 향응 대가로 인한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 점, PD와의 관계에서 술자리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안 PD 측은 재판 과정에서 문자 투표 조작 혐의를 인정했다. 또 기획사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프로그램과 관련한 부정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기획사 관계자 측도 친분 관계를 위한 자리였다며 청탁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PD 등은 특정 연습생을 데뷔 멤버로 넣기 위해 프듀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이 투표한 멤버가 데뷔하는 것처럼 유도해 문자 1개당 100원을 받고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있다.
특히 안 PD는 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특정 연습생 혜택 등 부정청탁을 대가로 각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제공받아 김영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프듀 투표 조작 사건은 지난해 7월 19일 프듀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연습생들의 시청자 유료 문자 득표수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일정하게 차이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커지자 엠넷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시청자로 구성된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는 검찰에 제작진을 사기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후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같은해 12월 안 PD 등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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