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토양에서 '크로모마이신 에이3' 근원물질 발견..특허취득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우리나라 흙에서 항암제로 사용되는 물질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값비싼 항생물질의 국내 대량생산 가능성이 열렸다.
27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암이나 각종 종양 치료제 개발에 쓰이는 '크로모마이신 에이3(Chromomycin A3)'를 합성하는 균주를 발견해 최근 특허를 출원했다.
크로모마이신 에이3는 흙 속의 미생물에서 뽑아낸 항생물질로 1그램(g)에 약 9000만원이 넘는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자생 미생물에서 크로모마이신 에이3를 합성해 다국적기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가의 항생물질의 국내 대체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토양에는 과도한 항생제의 사용 등으로 오염된 유해미생물에 대항하여 그들의 생장을 억제하는 다양한 유용미생물이 존재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8년부터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항생제 내성균, 병원성 세균 등의 생장을 억제할 수 있는 토양미생물을 발굴하고 항균물질을 분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 SJ1-7 유전체 지도, 크로모마이신 A3의 생합성 유전자 클러스터와 화학구조 [자료=환경부] 2020.05.26 donglee@newspim.com |
이번에 발견된 균주는 우리나라 토양에서는 처음으로 찾은 것으로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Streptomyces griseus) 에스제이(SJ)1-7'로 이름이 붙여졌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올해 4월 유전체 해독을 끝내고 출원번호 제10-2020-0060000호로 지난 19일 특허를 받았다.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는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스트렙토마이신을 분비하며 크로모마이신과 같은 항생물질도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항균·항암 활성의 활성물질아수가마이신을 비롯한 32개 활성물질과 생합성 유전자를 더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활성물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 균주는 균핵병, 궤양병을 비롯한 여러 식물의 병원균을 사멸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친환경 식물병 방제제 등의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국내 토양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미생물과 활성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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