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멀어진 5G 중저가 요금제...알뜰폰 3만원대 요금제 출시
알뜰폰 5G 시장 반응은 '냉랭'...정부 "알들폰 교란행위 엄중대응" 경고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통신요금 규제의 대표적인 수단이었던 요금 인가제가 폐지되며 이통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에 있어 고가 요금제 중심 전략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5G 중저가 요금제에 대한 알뜰폰 시장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20대 국회는 본회의를 개최해 요금 인가제 폐지를 포함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요금 인가제 적용을 받던 1등 사업자 SK텔레콤은 앞으로 상향된 요금제를 출시할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요금 인가 절차 없이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는 업계 관행이 없어지고, 이통3사가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요금 인가제가 폐지되고 유보 신고제가 도입되면서 기획재정부 심사가 빠지게 돼 신규 요금제 출시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이라며 "요금제 출시에 자율성이 부여된 만큼 보다 다양한 요금제 출시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5G 요금제에 있어선 이통3사가 고가 요금제 중심 전략을 포기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
지난해 5G 상용화 전 SK텔레콤은 7만원 이상의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반려됐다. 이에 SK텔레콤은 울며 겨자먹기로 5만원대 5G 요금제를 추가했고,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비슷한 5만원대 요금제를 시장에 선보였다.
과기정통부 입장에선 정부가 선도해 5G 상용화에 나선 마당에 국민들의 실익을 따져 낮은 5G 요금제를 유도해야 한다. 반면 통신업계는 막대한 장비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5G 고가 요금제를 통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 차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달라진 상황이 있다면 정부가 직접적으로 사업자가 출시하는 요금제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인 요금 인가제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이에 이통3사의 5G 중저가 요금제 신상품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신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롱텀에볼루션(LTE) 등 다른 요금제에 있어선 요금 인가제 폐지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할 순 있겠지만, 5G 요금제는 얘기가 다르다"면서 "통신사들은 5G 출시 후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요금제를 만들어 ARPU를 끌어올렸고, 이것을 섣불리 낮추진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5G 중저가 요금제 대안으로 이야기되는 것이 바로 알뜰폰이다. 지난 3월 SK텔레콤을 마지막으로 이통3사는 모두 5G 상용화 1년 만에 5G망을 알뜰폰 사업자에 전면 개방했다. 알뜰폰 사업자는 월 3만원대 요금제를 속속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알뜰폰 5G 요금제 가격은 도매대가에 따라 이통사 요금제 가격의 66~75% 수준으로 책정되는데 이통3사 요금제에 25% 약정할인을 적용받으면 이통3사의 5G 요금제와 알뜰폰 5G 요금제가 별반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5G 상용화 이후 마케팅 경쟁 심화로 작년 한해만 알뜰폰 번호이동 고객이 30만명이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7~8월, 이통3사가 5G 고객 유치를 위해 공시지원금과 불법 리베이트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알뜰폰 고객 빼먹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월별 무선통신 회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무선통신 회선 중 알뜰폰 회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12.01%였던 것이 2019년 3월을 기점으로 점점 줄며 2020년 3월 10.94% 까지 떨어졌다.
이에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알뜰폰 업계의 존립을 위협하고 이동통신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의지를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5G 중저가 요금제라는 것은 도매대가 규제 등을 통해 알뜰폰으로 중저가 요금제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여러가지 정책 수단이 있기 때문에 요금 인가제만으로 요금을 끌어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