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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호섭 작곡가 "우리 민족의 위대함, 대중가요 노랫말에 담겨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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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우리 대중가요를 보면 민족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로 활동 40년을 맞은 이호섭(60) 작곡가는 우리 대중가요만의 매력과 힘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이호섭 작곡가는 외국의 것을 번안해 쓴 우리 노랫말부터 시로 쓴 노랫말, 민족의 아픔과 극복을 담은 노랫말들이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한글'의 매력이 더해져 K(케이)팝 열풍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잠깐만' '짝사랑' '카스바의 여인' '찰랑찰랑' '사랑의 불시착' 등 히트곡과 가사를 만들며 한국가요사 100년의 절반을 함께한 이호섭 작곡가.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빌려 한글박물관이 올해 첫 기획한 전시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많은 도움을 줬다. 전시 개막 전 14일 박물관에서 만난 그는 케이팝이 세계화된 시점에 노랫말의 중요성을 재차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가요는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뿌리를 내렸어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아이돌 가수와 대중가요가 명실공히 세계화됐죠. 우리 가요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한글로 쓴 노랫말에서 찾을 수 있어요."

이번 전시는 한국 최초의 창작 가요 '낙화유수'(1929년)부터 진정성 있는 노랫말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BTS의 'IDOL'까지 총 190여곡의 대중가요 노랫말을 선보인다. 한국 가요에 담긴 노랫말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말과 글의 묘미를 소개한다. 이 작곡가는 노랫말과 삶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삶의 노랫말, 노래말의 삶' 영상과 일상의 평범한 문장을 노랫말로 만들고 거기에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한 곡의 노래가 만들어지기까지'를 통해 노랫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이호섭 작곡가는 한글의 특화된 '감정' 전달력에 주목했다. 한글이 일어, 영어, 불어 등 다른 언어보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특화돼있다는 게 그 나름의 분석이다. 

"일본사람들이 질문해요. 한국 노래를 부르면 왠지 모르게 힘이 느껴진다고. 강한 감정이 전달돼 좋다고 하죠. 초기 한국 가요의 가사는 작가들이 썼어요. 상업 가요라는 측면에서 가요를 바라보니 노랫말에 대한 조명이 부족했는데, 한국 가요가 세계화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 가요의 본질적인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이 작곡가는 한글이 갖는 고유의 소리와 체계가 '감정'까지 전달하는 힘이 있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슬픔과 기쁨 같은 감정 표현이 카타르시스를 준다고 했듯 한국 가요 100년사를 살펴보면 노랫말에 담긴 감정의 힘을 부쩍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이 왜 유독 한국 가요에서 강하게 느껴지느냐. 그건 우리 언어체계가 기억(ㄱ)과 같은 초성, 'ㅏ'와 같은 모음 자리인 중성, 받침 자리인 종성 이렇게 3성 체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ㄴ'과 'ㄹ'을 뺀 나머지가 막힌 폐쇄임이라 리듬 내기가 좋습니다. '같이'를 발음하면 '가치'가 되는데 이건 자동으로 스타카토로 표현할 수 있어요. 일본어는 받침이 없어서 무르고 영어와 불어는 유음현상 등으로 리듬 내기가 어렵습니다. 이렇듯 우리 노랫말 특유의 맛이 있기 때문에 BTS가 세계를 재패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죠."

이번 전시는 한국 대중가요의 노랫말에서 살펴보는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1929년 최초의 창작 대중가요 '낙화유수'부터 일제강점기 통제로부터 표현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노래를 보여주는 '목포의 눈물'(1935), 미8군 쇼 등을 통해 들어온 이국적 지명과 리듬을 섞은 '늴리리 맘보'(1957)의 뒷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아울러 1960~1970년대에 도시의 화려한 성장을 보여주는 '임과함께'(1972), 1990년대 이후 한층 표현이 자유로워진 케이팝의 노랫말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이호섭 작곡가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예로 1935년 발매된 '목포의 눈물'을 꼽았다. 당시 일제의 규제와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족의식이나 독립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매력적인 노랫말이 담겼다. '목포의 눈물'은 1935년 초 오케레코드사가 개최한 전국 '향토 찬가' 모집에서 당선된 작품이다. 겉보기에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 관한 노랫말로 들리지만 2절을 살펴보면 한글의 진가가 드러난다.

"2절 가사 '삼백연(三栢淵) 원안풍은(願安風)'은 본래 '삼백년 원한 품은'입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1935년부터 300년 전 겪은 임진왜란을 암시하고 있죠. '삼백연 원안풍'을 읽으면 자음 동화법칙으로 '삼뱅년 워난 푸믄'이 됩니다. 하지만 당시 일제의 검열로 '삼백년 원한 품은'으로 쓸 수가 없으니 국한문 혼합으로 가사를 쓴거죠. 한자로 표현된 '삼백연 원안풍'은 '잣 나무 세그루가 서있는 곳이 천지가 편안하길'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당시 조선총독부의 학무국 문화 검열에서 제외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이 노래는 대중에 널리 사랑받고 불리는 노래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음반 발매 당시 5만 장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죠."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립한국박물관이 2020 기획특별전 '노랫말-선율에 삶을 싣다'에 참여한 이호섭 작곡가 2020.05.14 yooksa@newspim.com

이 작곡가는 이번 전시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한국 역사를 살펴보면 힘든 일이 닥쳐도 매번 이겨냈듯, 한국 대중가요 노랫말에 담긴 '우리의 혼'을 느끼며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보자는 응원의 말도 전했다. 

"우리나라는 여러 국난을 겪었습니다. 전쟁 속에서도 국가를 회복시켰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강국의 탄생을 알렸죠. 지금은 케이팝으로 한국이 문화 강국으로 다시 태어났죠. 우리 민족의 저력은 대중가요에서도 나타납니다. 민족의 혼이 담겨 있어요. 아무리 밟아도 쓰러지지 않고 일어나는 보리와 같은 민족성을 가진 대한민국과 자긍심을 노랫말에서 찾아보면 어떨까요."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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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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