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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의 눈물] 고용도 해고도 입주민 입맛대로…끊을 수 없는 먹이사슬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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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아파트관리업체-경비원' 먹이사슬
재계약 영향 받을까 '불편한 감정' 억눌러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경기도 포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4년 동안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18년 돌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주자회)에서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경비원을 감축하고 경비용역을 전환한다'고 의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주자회는 일부 경비원의 경우 고용을 승계하면서 A씨 등에게는 '주민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며 재계약을 거부했다.

A씨는 즉각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에 입주자회를 피신청인으로 하는 부당해고 구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지노위는 "입주자회는 사용자 적격이 없다"며 A씨의 구제요청을 기각했다. 입주자회는 경비원을 고용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심사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지노위가 판단한 근거는 이렇다. 먼저 ▲A씨가 이 아파트 관리 위탁을 맡은 업체의 대리인인 관리소장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을 뿐 입주자회와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A씨가 이 업체 소속으로 4대 보험에 가입돼 있는 점 ▲A씨가 채용 당시 입주자회와 면접을 본 사실이 없는 점 ▲입주자회가 A씨에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업무를 지휘·감독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 입주민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메모가 붙어있다. 2020.05.16 kilroy023@newspim.com

이에 A씨는 '입주자회가 자신의 임금과 퇴직금까지 지급한 만큼 사용자가 맞다"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중노위는 경기지노위와 달리 입주자회가 A씨에 대한 사용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중노위는 입주자회가 A씨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근로소득을 원천징수한 점을 중요한 기준으로 봤다.

아울러 A씨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관리사무소장은 소속만 위탁업체일뿐 실제로는 입주자회의 업무를 대행했다고 봤다. 특히 'A씨가 주민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는 입주자회의 해고 사유에 대해서는 A씨가 이와 관련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고용불안 시달리는 '임계장'

잊을만 하면 되풀이되는 경비원에 대한 '갑질' 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기형적인 '고용구조'가 꼽힌다. 입주민은 경비원이 노무를 제공해야 하는 대상이면서 자신의 실사용자, 즉 고용주이기 때문이다.

18일 서울노동권익센터(노동센터)가 지난해 10월 낸 '서울시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의무관리대상 아파트 1만2402개 단지 중 74.6%가 위탁관리를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주택 관리방식은 '자치관리'와 '위탁관리'로 나뉘는데 자치관리는 입주자회가 경비원을 직접 고용하거나 경비용역업체를 통해 경비원을 고용하는 방식이다. 위탁관리는 입주자회와 계약을 맺은 위탁관리업체가 직접 경비원을 고용하거나 재하도급을 줘 경비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사용자는 입주자회지만 고용책임은 경비용역업체나 위탁관리업체가 지고 있는 구조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서울시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 중 일부 [사진=서울노동권익센터]

노동센터는 전국의 경비원 90% 이상이 이처럼 위탁관리 형태의 간접고용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흔히 알려진 파견이나 용역, 도급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경비원 사이에서 '경비원은 임계장'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이다.

입주민은 경비원과 마찰을 빚으면 직접 갑질을 하거나 입주민회에 해고를 건의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보복이 가능하다. 경비원이 소속된 아파트 관리업체에 직접 민원을 넣어 해고를 압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입주민-아파트관리업체-경비원'이라는 먹이사슬 가장 아래 놓인 이상 갑질을 당하더라도 꾹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A씨 사례처럼 경비원과 법적 분쟁이 생기거나 갈등이 불거지면 아파트 위탁관리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 부당 업무에 갑질까지

결국 경비원으로서는 입주민 눈 밖에 날 경우 재계약을 담보할 수 없는 탓에 부당한 업무지시나 사적 심부름도 거부하기 어렵다.

시화노동정책연구소(시화노동연)가 지난 2018년 경기 시흥시 의뢰로 관내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현행법상 금지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화노동연이 시흥시 관내 아파트 경비원 439명과 관리사무소 직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구체적으로는 ▲분리수거(415명·중복응답) ▲음식물 쓰레기 관리(399명) ▲단지 청소(376명) ▲주차관리(369명) ▲택배·우편물 관리(327명) ▲단지조경(123명) ▲입주민 민원 업무(74명) 까지 맡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법상 경비원에게 '감시' 외 다른 업무를 맡기는 것은 금지돼 있다.

시화노동정책연구소 발표한 '시흥시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개선방안 연구보고서' 중 일부 [사진=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응답자 중 '입주민에게 욕설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 있다'고 응답한 인원도 62명에 달했다. 하지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경비원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민과의 관계에서 받는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4점 만점 척도로 분석한 결과 중간값인 2.5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 수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경비원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등 감정표출에 있어서 상당한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의 입주민 모두가 고용주인 상황에서 경비원으로서는 일상적인 부당 지시와 갑질을 당해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센터도 보고서에서 "입주민 전체가 사용자적 지위에서 경비원과의 고용관계를 인식하는 탓에 경비노동자들은 일상적인 노무제공 과정에서 다수의 사용자를 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며 "권리의식은 있지만 책임은 회피하기 쉬운 것이 다수 사용자 집단이 갖는 특성인데 이로 인해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상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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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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