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예적금 해지 규모 4조8879억 달해
개인신용대출도 13%나 늘어, 증시나 여윳돈 목적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대로 인하한 부작용으로 은행의 예적금은 줄고 대출은 늘어나고 있다. 예·적금 이자가 크게 낮다 보니 은행을 자산 보관 목적이 아니고선 현금으로 찾아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현금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거나 미래 대비를 위한 여윳돈 마련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해지된 예·적금 규모는 총 4조8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7449억원) 보다 3% 증가했다.
0%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자금을 은행에 묶어둘 필요가 없어지거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생활비 부담 등으로 급전이나 여윳돈 확보 차원으로 예·적금 해지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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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은행 개인 신용 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4대 은행의 지난 4월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총 95조 346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기간(83조9675억원)에 비해 13.6% 늘었다. 전월(94조9709억원)보다는 3755억원 증가했다.
예·적금은 줄고 대출은 늘려 마련한 현금은 주식시장이나 가계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대체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악화에 대비한 현금 확보차원에서다. 특히 증시가 폭락하던 지난 3월 예적금 해지 규모는 4개은행 총 7조342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실제 올 들어 증시자금은 눈에 띄게 불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44조38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4일(29조5069억원)과 비교해 50% 넘게 증가했다. 지난 3월24일 이후 꾸준히 4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1월만하더라도 특판 최대 5%대 적금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는데, 금리가 계속 떨어지다 보니 적금부터 해지하거나 아예 가입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 3년 이래 가장 큰 예적금 자금이 빠져나갔다"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됐거나 경기악화에 따른 대출금 상환, 또는 생활비 자금으로 쓰인 것 같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