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등급 '초강력' 신설...태풍 크기 구분 중단
습도 반영한 '일최고체감온도' 기준 폭염특보 발령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기상청이 여름철 방재기간에 맞춰 태풍 최고 등급 '초강력'을 신설하고 태풍 크기 구분을 중단하기로 했다. 습도를 반영한 '일최고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폭염주의보 및 폭염특보가 발령될 예정이며 서울 특보구역이 4개로 구분된다.
◆ 태풍 등급 '초강력' 신설..."강력 태풍 발생비율 증가"
기상청은 태풍강도 등급 중 최고 등급인 '초강력' 등급을 신설했다고 8일 밝혔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 중 '매우 강' 등급 발생 빈도가 50%를 차지하는 등 태풍 발생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초강력 명칭은 올해 초 진행된 태풍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 등 검토를 거쳐 결정됐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전국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인근 거리에서 입간판 고정장치가 풀린 채 휘날리고 있다. 2020.03.19 alwaysame@newspim.com |
초강력 기준은 태풍 중심 부근 최대풍속 54m/s(194km/h)다. 이는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의 상위 10%에 해당한다. 초강력 등급 신설에 따라 태풍 강도 등급은 중, 강, 매우 강, 초강력으로 운영된다. 기존 등급인 '약'은 삭제됐다.
태풍 크기를 구분하지 않는 대신 태풍이 실제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태풍이 선별된다. 기존 소형, 중형, 대형으로 태풍 크기를 구분하는 것을 중단하고 실제 영향을 주는 강풍(15m/s 이상)과 폭풍(25m/s 이상)이 태풍 중심으로부터 부는 영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강풍은 사람이 바람을 안고서 걸을 수 없는 수준이고, 폭풍은 나무가 뽑히거나 가옥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간 소형 태풍이라도 강한 태풍이 발생할 수 있어 태풍 크기 정보로 인해 태풍의 위험성을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습도 반영한 '일최고체감온도' 기준 폭염특보 발령
기상청은 '일최고기온'만을 고려한 종전 폭염특보 기준을 수정, 습도까지 반영한 '일최고체감온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폭염특보 기준을 만들었다. 동일한 기온에서도 습도가 증가하면 체감하는 기온이 함께 높아진다. 기온 30~40도에서 습도 50%를 기준으로 습도가 10% 증가·감소할 때 체감온도는 약 1도 증가·감소된다.
기상청은 일최고체감온도 도입 외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이나 폭염 장기화로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폭염특보를 발표할 수 있는 기준도 추가로 마련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한낮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에서 한 시민이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9.08.05 dlsgur9757@newspim.com |
이에 따라 폭염주의보는 일최고체감온도 33도 이상이거나 폭염 장기화 등으로 중대한 피해 발생이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이거나 폭염 장기화 등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 피해가 발생할 때 각각 발령된다. 이 기준은 올해 시범 적용된 뒤 2021년부터 정식 적용될 예정이다.
폭염특보 발령 기준 신설로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기상청 입장이다. 기상청은 "그동안 최고기온 기준의 폭염특보가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한 것"이라며 "개선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온열질환사망자 감지율이 약 17% 상승해 폭염으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 예방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 서울 지역 4개로 구분해 특보 세분화
서울 지역 내 국지적인 집중 호우 및 폭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 특보구역을 서북권·동북권·서남권·동남권 4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서북권 6개 자치구는 은평구·서대문구·종로구·중구·용산구·마포구, 동북권 8개 자치구는 도봉구 ·노원구·강북구·성북구·중랑구·동대문구·성북구·광진구, 서남권 7개 자치구는 강서구·양천구·구로구·영등포구·동작구·금천구·관악구, 동남권 4개 자치구는 서초구·강남구·송파구·강동구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지역 내 국지적인 집중 호우 및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 특보구역을 서북권·동북권·서남권·동남권 4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2020.05.08 hakjun@newspim.com [사진=기상청] |
최근 5년간 폭염주의보 기준 도달 횟수는 동남권이 134회로 가장 많았고, 서북권이 105회로 가장 적었다. 권역별로 29건 차이를 보이는 만큼 특보구역을 구분하는 것이 국지적 위험 기상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기상청은 서울 특보구역 세분화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국립기상고학원에서 서울지역의 기온 및 강수의 기후적 특성과 서울의 사회‧경제적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를 수행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상재해인 폭염, 태풍에 대한 특보 발령 등 국민 안전을 지킬수 있게 재난 대응 체계를 개선했다"며 "올해 여름철에도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