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제품, 인체에 사용 못하는 살균·소독제지만 손소독제로 판매 적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인체에 사용할 수 없는 식품 용기나 포장재에 쓰이는 살균·소독제가 손소독제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손소독 효과를 표시한 제품을 모니터링한 결과, 11개 제품에서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 및 '살균제'(살생물제품)를 인체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손소독제로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온라인 판매페이지에서 손소독제로 허위 표시한 제품 두 개 사례. [자료=소비자원] 2020.04.27 nrd8120@newspim.com |
손세정제는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는 식품조리기구나 용기, 포장재를 살균·소독할 때, 살균제는 생활 공간의 살균·소독할 때 사용하는 제품을 말한다.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는 식품첨가물로, 살균제는 생활화학제품으로 분류된다.
해당 제품들은 인체에 직접 사용할 수 없는데, 이를 손소독제처럼 표시해 시중에 유통한 판매업체들이 적발된 것이다.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를 손소독제로 판매한 제품은 5개(48건), 살균제의 경우 6개 제품(429건)이었다.
또한 에탄올을 포함한 겔(gel) 타입의 '손세정용 제품'도 의약외품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소독·살균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시했다. 적발된 제품은 6개로 135건 확인됐다.
해당 제품들은 사용 후 물로 씻어내지 않아 손소독제와 형태 및 사용방식은 비슷하지만, 소독·살균의 의학적 효능을 담보할 수 없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제품 판매 페이지에 소비자들이 손소독제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한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에게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다.
특히 제품 용기에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를 핸드클렌저로 표기한 '코알라뷰 '차아염소산수' 핸드 클렌저' 1개 제품(판매업체 씨엠에스 코리아, 제조업체 데솔)과 의학적 효능·효과를 표시한 제품인 '압소크린-S'(한국전해수시스템, 앱소)에 대해서는 관할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해당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식약처도 해당 제품을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 조치한 상태다.
제품 용기에 제조업자 상호나 사용시 주의사항 등을 누락한 허니겔 핸드클리너(나나인터내셔널) 제품에 대해서도 식약처에 이같은 사실을 전달할 계획이다.
해당 업체들은 소비자원의 권고를 수용해 표시개선 등의 조치를 취했다. 다만 일부 표시를 수정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서는 통신판매업자가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원 측은 "손소독제 구매할 때 의약외품 허가를 받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나 살생물제 제품 등을 정해진 용도 이외 손 및 피부의 살균·소독, 마스크 소독 등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