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꽃보다' 시리즈, '1박2일' 등 방송사마다 특수를 누렸던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주춤하다. 특별할 것 없는 포맷이나 소재가 고갈됐다는 지적과 함께,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 전통의 효자 여행 예능…'1박2일' '정글의법칙' 명맥 유지
KBS '1박2일'을 비롯해 '배틀트립', SBS의 '정글의 법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여행'을 콘셉트로 사랑받았다. 국내 지역 명소들을 찾아가는 '1박2일'부터 세계의 오지를 찾아다니는 독특한 포맷의 '정글의 법칙'까지 각자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었고 탄탄한 고정 시청층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제작 여건도, 시청률도 예전같지 않다.
'정글의 법칙'은 지난 2011년 첫 방송된 이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오지를 찾아가 체험하며 생존기를 그려 큰 사랑을 받았다.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시절에는 25%를 훌쩍 넘기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SBS의 효자 프로그램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9년간 총 40여개 지역이 넘는 곳을 탐방하면서 뜨거운 반응은 다소 주춤해졌다. 올 초부터 이 프로그램은 1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명맥을 유지 중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KBS] 2020.04.10 jyyang@newspim.com |
'1박2일'은 지난해 12월 시즌4로 새로운 멤버와 제작진이 합류하며 KBS 장수예능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2007년부터 무려 13년간 방영되고, 시청률 20-30%를 오갔던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현재는 기운이 다소 빠졌다. 최근 방영된 회차는 10.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는 시즌4 첫 방송의 15.7%에 비해 꽤 내려앉은 수치다.
하지만 지상파 여행 프로그램도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KBS '배틀트립'은 지난 3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4년 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해외를 가리지 않고 연예인들이 직접 여행 코스를 기획하고 대결하는 방식으로 사랑받았지만 여러 여행업계 악재와 맞물려 결국 종영을 맞았다. 지난해 일본 수출제한으로 인한 영향과 올해 코로나19로 여행과 여행지 추천이 어려워진 환경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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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시리즈가 이끈 여행 예능 대유행…방송가 트렌드 바뀌나
지난 2014년 시작된 tvN '꽃보다 할배'와 2014년 시즌1을 방영한 '꽃보다 청춘'의 대성공에 힘입어 다수의 케이블 채널에서도 너도나도 여행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발을 들였다. '꽃보다' 시리즈는 총 7개 시즌으로 최고 1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가를 여행 예능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tvN '주말 사용 설명서', 올리브TV '원나잇 푸드트립' 등 다양한 예능들이 여행이라는 기본 포맷에 새로운 기획을 더해 사랑받았음은 물론이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트래블러'는 지난 2019년 2월 쿠바 편이 방영되면서 출연자들에게 더욱 포커스를 맞춰 조금 느리게 가는 여행을 조명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까지 촬영을 마친 만큼, 현재는 정상 방영 중이다. 이번에는 강하늘, 안재홍, 옹성우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 시청률은 2%대를 기록 중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JTBC] 2020.04.10 jyyang@newspim.com |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올스톱되면서, 자연히 프로그램 진행도 어려워졌다는 고충을 얘기한다. 한 예능 관계자는 "여행사나 업체들이 어려워지면서 제작 협찬을 받기도 어려워졌다"면서도 "일단은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 조심러운 게 가장 크다"고 여행 예능을 섣불리 시도하기 힘든 현실을 털어놨다.
또 다른 지상파 방송 관계자도 촬영의 어려움을 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비단 여행 예능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코로나19가 퍼질까 조심하는 것도 방송가는 물론이고 다 그렇다. 스튜디오 촬영이든, 야외촬영이든 모두 방역에 신경은 쓰고 있지만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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