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 사이에서 기출 문제가 돌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일명 '대학판 숙명여고 사건'으로 불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이모(63) 교수의 공판에서 이씨 아들과 함께 수업을 들은 학생이 증인으로 출석해 "시험 족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부장판사 이미경)은 2일 오후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에게 수강할 과목의 기출문제 등을 빼내 건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이날 재판에는 이씨의 아들과 같은 수업을 들은 이 학교 전기정보공학과 졸업생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어떤 교수님이든 학과 선·후배나 동아리 선·후배 사이에서 (기출 문제가) 보통 돌고 있다"며 "교수님이 시험 문제를 걷어가더라도 보통 채점을 할 때 대학원생이 도와주기도 하고 기억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시험지를 걷어가는 것과 상관없이 족보는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피고 측 변호인은 4학년 때 졸업작품 준비를 위해 수강해야 하는 캡스톤 디자인 수업과 관련해 3학년 때부터 이를 준비하는 학생이 있는지 물었고, A씨는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에도 그렇고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졸업작품에 열과 성을 다하는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피고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검찰 측 수사 과정을 살펴본 결과 교육부에서 수사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검사 측은 대법원에서 동일성을 갖는 사실관계에 한해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판례가 있다며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피고 측 변호인은 또 "다음 재판 전까지 이씨의 교수 아들 B씨의 증인 신청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5월21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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