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SBI저축銀, 정기예금 금리 0.3%p 인상
코로나19 장기화에 금리 경쟁·통폐합 가능성 심화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0.5%p) 인하했음에도, 저축은행들은 되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주 고객인 자영업자들이 코로나 19로 사정이 크게 어려워지자 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을 통해 고객들 자금 유치에 나선 것이다.
3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26일부터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3%p 인상해 2.0%를 제공키로 했다. 당초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에 따라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속 이례적인 행보란 분석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다른 저축은행들에 비해 기존에 금리가 좀 낮은편이어서 인상을 결정했고, 예대율도 이미 90%대 초반으로 맞추고 있다"며 "이번 정기예금 금리 인상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객, 목돈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고객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0.03.30 tack@newspim.com |
업계 2위 OK저축은행은 20주년 기념 상품으로 `OK안심정기예금`을 2000억원 한도로 특판한다. 이 상품 금리는 연 2.1%(세전)으로 가입기간은 3년이다. 그외 일부 저축은행도 2%대의 예금 금리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저축은행업계에선 지난 16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정기예금 금리를 0.1%~0.5%p 정도 내렸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예상과 달리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 추가로 금리를 내리려던 다른 저축은행들이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경영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단 0.1%라도 높은 금리를 찾는 고객들을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채 발행이 가능한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 조달 창구가 사실상 고객 예적금뿐이란 점도 저축은행들의 금리 인하를 신중히 하게 하는 요인이다. 거기에 저축은행들도 올해부터 110%의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 잔액 비율) 규제를 받기 때문에 고객 예금 관리가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단 0.1%라도 예금 금리가 높다는 것이 매력인데 초저금리 장기화로 그런 매력도 사라질 위기"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문을 닫거나 통폐합되는 저축은행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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