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물류 경쟁력에 힘입어 두 자릿 수 성장세
지난 2003년 사스 이후 항공 물류망 투자 지속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順豐)의 실적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두 자릿 수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경쟁 택배사들이 전염병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이룬 실적 향상이어서 더욱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순펑의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올 1월 매출은 동기 대비 14.40% 증가한 116억 2800만 위안(약 2조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 물동량도 전년 대비 40.45% 폭증했다.
연간 실적도 호조세다. 순펑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19년도 순펑(002352.SZ)의 매출은 1121억 9300만 위안(약 20조원)으로, 동기 대비 23.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비 27.24% 증가한 57억 9700만 위안(약 1조원)에 달했다.
이와 달리 경쟁사들은 코로나19여파에 따른 물동량 감소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위안퉁(圓通), 선퉁(申通) 윈다(韻達) 3개 택배사의 1월 매출은 20% 넘게 급감했다. 이중 위안퉁 택배의 매출은 전년비 23.67% 감소한 17억 23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노동집약형 업종인 택배는 교통 봉쇄 조치와 인력 부족으로 단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바이두] |
반면 순펑택배의 이례적인 성장세는 완비된 항공 물류망을 갖춘 글로벌 물류 경쟁력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후룬연구원(胡润研究院)에 따르면, 위안퉁, 윈다 등 경쟁 택배사들의 업무 복귀 시기가 늦춰지면서 택배 물량이 순펑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다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완비한 순펑은 중국 내 외국산 의료용품에 대한 수요 급증에 해외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순펑의 스마트 물류망인 '톈왕'(天網)이 코로나19 여파속에서 건실한 실적 성장을 이끈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지난 1월 중국 당국의 교통 봉쇄 조치로 육로 수송이 막히면서 항공 수송이 주축이 된 물류 시스템인 톈왕이 진가를 발휘했다. 톈왕은 전용 화물기, 벌크화물기, 드론으로 구성된 물류망이다.
순풍은 지난 1월 말부터 2월 21일까지 117회에 달하는 화물 항공편을 운행했고, 운반된 방역 물자만 3038톤에 달한다.
이 같은 경쟁력을 갖춘 순펑의 항공 물류망 구축은 지난 2003년 사스(SARS) 발생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순펑의 CEO인 왕웨이(王衛)은 항공 물류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5대의 보잉 737 화물기를 리스했다. 이로써 순풍은 중국 최초로 전용 화물기를 갖춘 민영 택배사가 됐다.
순펑은 지난 2009년엔 항공 화물사 설립을 통해 지속적인 항공 물류망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그 후에도 수백억 위안의 부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8년 후베이성 어저우(鄂州)에 전용 화물 공항을 구축하는 등 항공 물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순펑이 보유한 화물 항공기는 2019년 6월 기준 58대에 달하고, 전세계 43개 도시와 15개 물류 거점을 연결하고 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