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필요한 입국 허용하되 국내서 철저히 관리"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오는 19일부터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입국한 사람에 특별입국절차가 적용된다. 전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외국인들의 한국 입국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고 최근 국내 입국자 가운데 확진 환자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모든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2 mironj19@newspim.com |
◆ 특별입국절차, 일부 국가→유럽→전 세계로 적용대상 확대
정부는 지난달 4일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마카오, 이란, 이탈리아 등에 적용하던 특별입국절차를 전날 0시부터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 이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추세가 강화되며 국내로 입국하는 내외국민 모두가 이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최근 3~4일간 해외에서 입국한 국민 가운데 검역 과정에서 6명이 확진자로 진단되는 등 해외유입 차단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유럽뿐 아니라 미국, 아시아 지역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모든 입국자에 보편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15일까지 해외에서 들어온 코로나19 확진자는 44명이다. 유럽에서 온 확진자가 16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14명, 중국 외 아시아 국가 14명, 유럽 지역 16명 등이었다.
정부는 외국과의 교류가 많고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특성상 입출국을 전면 차단하는 극단적인 조치는 어려워 특별입국절차가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필요한 입국은 받아들이되 입국자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김 총괄조정관은 모든 입국자를 2주간 격리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확대되는 특별입국절차의 보편적 적용에 대해 우선 집중해서 시행하고자 한다"며 "외부의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결정에 따라 19일부터 모든 입국자는 입국장에서 1대1로 발열 검사를 받아야 하며 기침,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건강상태질문서에 기재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입국 과정에서 검역관들은 특별검역신고서도 확인한다.
입국자들은 또 국내에 머무르는 주소와 수신 가능한 전화번호를 보고하고, 본인의 건강 상태를 모바일로 보고할 수 있는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 이틀 이상 관련 증상이 있다고 보고하면 보건소가 판단해 진단 검사를 안내한다. 또한 건강 상태를 2번 이상 입력하지 않을 경우엔 전화를 하고, 연락이 계속 닿지 않으면 경찰이 위치 추적에 나선다.
◆ 이미 90% 줄어든 해외 입국자, 앞으로 더욱 줄어들 듯
보건당국은 입국자의 명단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알려 입국 뒤 2주간 유증상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보건소 요원이 입국자에게 전화해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능동감시' 개념도 도입한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해외여행력 정보 제공프로그램(ITS) 등을 활용해 의료기관이 환자의 코로나19 발생국 방문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하루 동안 입국자는 내국인 7161명, 외국인 6189명 등 1만3350명이었다. 이 가운데 특별입국 대상자는 2130명이었고, 앞으로 적용 대상이 모든 입국자로 확대되면 약 1만3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역관, 국방부 군의관과 간호인력, 행정인력 등 약 73명의 인력이 추가 배치된다. 유증상자 발생 규모 확대에 대비해 임시격리시설을 추가 확보하고 임시격리시설에 군의관과 지원인력 15명도 배정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 입국자 수는 이미 평소와 비교하면 90%가량 감소했으나 입국 절차가 추가되면서 앞으로도 당분간 입국자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체 입국자 가운데 70%는 특별입국절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이 절차가 전체 입국자에 적용되면, 또 세계 각국이 여행자제 경보 등을 계속 내고 있기 때문에 한국 여행객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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