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코스 레코드 작성하며 우승 가능성 높여…日 도호쿠대 출신으로 9년전 기억 되새겨
대회 전 "내가 열심히 해 응원해주는 사람이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코로나19가 마침내 미국PGA투어에까지 영향을 미친 가운데 일본의 마쓰야먀 히데키(28)가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날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마쓰야마는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이글 1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2타차 단독 선두다.
63타는 코스 레코드이자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다. 올해 47회째인 이 대회에서 한 라운드에 63타를 친 사례는 여덟 번 있었다. 그 중 첫날에 나온 것만도 4회에 달한다. 첫날 63타를 친 후 우승컵을 안은 선수는 그레그 노먼(1994년), 마르틴 카이머(2014년), 제이슨 데이(2016년)다. 역대 기록으로 볼 때 마쓰야마의 우승 가능성은 높은 셈이다.
마쓰야마 히데키가 12일(현지시간)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날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선두로 나섰다. 이날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9년1일째 되는 날이다. 그는 지진 지역인 일본 도호쿠대를 나왔다. [사진=USA투데이] |
마쓰야마의 세계랭킹은 21위로,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2승을 포함해 투어 통산 5승을 기록중인 것에서 보듯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다.
그는 이날 특히 퍼트가 잘 됐다. 정규타수로 볼을 그린에 올린 15개 홀에서 평균 1.467개의 퍼트수를 기록했다. 4.5m 안짝의 퍼트는 모두 성공했고 총 퍼트수는 25개에 불과했다. 퍼트 지표를 나타내는 '스트로크 게인드 퍼트'에서 그는 시즌 198위로 하위권이나, 이날은 4.271로 이 부문 1위에 오를만큼 신들린듯한 퍼트 감을 보여줬다. 이날 출전 선수 평균치보다 퍼트에서 4.271타 앞섰다는 뜻이다.
퍼트 외에도 마쓰야마가 코스레코드를 세울 수 있는 요인은 더 있다.
대회 하루 전인 3월11일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 9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지진이 일어난 지역에 있는 일본 도호쿠대를 나왔다. 2011년 지진이 일어날 당시엔 대학 4학년으로 동료들과 호주로 전지훈련을 갔지만, 지진과 무관할 수 없었다.
그는 이 대회전 인터뷰에서 "내가 경기를 열심히 함으로써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쓰야마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 여섯 번 출전했다. 2016년 거둔 공동 7위가 최고성적이다. 종전 이 대회에서 그가 기록한 18홀 최소타는 지난해 3라운드 때 나온 66타다.
타이거 우즈가 빠졌으나, 세계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한 대회에서 첫날 선두로 나선 마쓰야마가 우승으로까지 치달을 경우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에게 큰 위안이 될 듯하다. 올림픽이 제때 열릴 경우, 마쓰야마에 대한 일본 골프팬들의 기대도 높아질 것이다.
한편 미국PGA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코로나19로 인해 이 대회 2~4라운드와 이 대회 후 열리는 3개 대회를 갤러리없이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