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아시아 사업 전략 재조정..."'시예누' 마케팅 수정 불가피"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올해 전략에 대한 재점검에 나선다.
특히 대중국 및 아시아권 매출 하락이 불가피 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 사업에 대한 세부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모레퍼시픽 경영진들은 올해 전략과 목표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일부 세부 전략을 수정키로 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사진=아모레퍼시픽] hj0308@newspim.com |
앞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 ▲고객경험 강화 ▲옴니 디지털 루프 구현 ▲글로벌투트랙 성장가속화 ▲사업구조 최적화 ▲조직문화혁신 등을 올해 중점 전략으로 밝힌 바 있다.
해당 중점 점략 기조는 유지하되 현재 상황에 비춰 세부 전략 재조정이 필요하다는게 경영진의 판단이다. 지난 달 롯데면세점과 협업, 론칭한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 '시예누'가 대표적이다.
시예누는 아모레퍼시픽과 롯데면세점이 1년 여 간 개발부터 시장조사까지 공들여 만든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다. 가격대는 30만~100만원이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중국인 선물 수요를 타깃으로 만들었고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특성, 가격 모두 중국 고객을 겨냥했다.
당초 아모레퍼시픽과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 정식으로 매장을 열고 판매를 개시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커지면서 정식 매장 개점일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중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 1월 말에 비해 10분의 일 수준이며 왕홍(網紅·중국 온라인 유명인사)과 따이공(代工·보따리상)에 대한 마케팅도 어려운 상황에서다. 시예누는 지난 1월 말 문을 연 롯데면세점 소공점 내 팝업 매장에서만 현재 판매 중이다.
실제 중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 1월 13일 1만8743명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차단 조치 시행(2월 4일) 이후 중국인 입국자는 5000명대 이하로 급격히 줄었고 지난 달 28일에는 870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계획했지만 일정 연기와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과 경쟁사인 LG생활건강 실적 추이. hj0308@newspim.com |
◆중국·아시아권 사업 전략 재점검...국내선 내실 다지기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아시아권에 대한 전략 재점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으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초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해외 시장에서 채널 포트폴리오를 모두 변화시킬 계획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 2조784억원으로 이 중 아시아 사업은 1조9635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아시아 사업 매출은 94.47%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국내를 제외한 해외 매출 중 중화권 비중 역시 9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올해 계획해 둔 중국 현지 마케팅, 오프라인 중심 채널 입점 등에 대한 전략을 재점검,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대면 채널인 이커머스 중심으로 판매 채널 확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중점 전략은 큰 틀에서 변화는 없지만 투자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변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 전략 재점검을 실시하고 있어 투자 계획 등을 밝히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