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하노이 노딜 1년] ②트럼프식 '탑다운' 실패…'바텀업'은 다를까

기사입력 : 2020년02월27일 06:37

최종수정 : 2020년02월27일 07:43

조성렬 "北 상대로 탑다운이 답…바텀업과의 절충방식은 가능"
홍민 "점진적으로 풀겠다는 샌더스 발언, 北이 원하는 구도"
문성묵 "방식은 중요치 않아…김정은 비핵화 의지가 문제"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세기의 회담'이라 불렸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 1주년을 맞았지만 '노딜'의 여파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 간 판문점 깜짝 회동을 계기로 북미 정상이 다시 한 번 대화 기조를 확인했으나 4개월 뒤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실무협상에서 접점 찾기에 실패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장기전 모드에 돌입한다고 천명하며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철회', '새로운 전략무기' 등의 엄포를 놓았다. 미국은 '대화는 언제든지 환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급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고 있다. 1년 전과 지금 상황이 바뀐 게 없다는 얘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노이 결렬 여파 지속…일각선 트럼프 식 '탑다운' 문제 제기

지난 2018년 6월 12일 이른바 '스트롱맨'들은 6·12 북미공동성명에 서명하며 북한 비핵화의 여정을 알렸다. 특히 그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상 간 탑다운 방식의 첫 합의는 향후 비핵화 협상의 청사진을 그리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261일의 시간이 걸렸다. 이들은 지난해 2월 27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 특히 김 위원장은 첫 번째 단독회담 직전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하노이 공동선언'에 대한 기대감을 일게 했다.

하지만 다음 날 열린 북미 정상 간 단독회담은 '빈손'으로 끝났다. 당시 외교가 안팎에서는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가 많았다. 파격적인 내용이 담기진 않더라도 원론적인 합의는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던 상황에서였다.

일련의 상황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실무선에서 먼저 일정 정도 합의를 한 후 정상들은 사인만 하는 형식의 '바텀업'이 필요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2월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단독회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조성렬 "北 상대 탑다운이 답이지만…'바텀업'과 절충방식도 가능"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은 지난 23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텀업-탑다운 절충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여주기 식 이벤트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회담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회담을 성공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종류의 외교적 작업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는 만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일반적인 국가라면 몰라도 북한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는 톱다운 방식이 아니고서는 합의 도출이 어렵다"며 "실무회담 통해 논의한 뒤 최종적으로 정상회담에서 합의하는 버텀업-톱다운 절충방식은 가능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실무회담은 가능한 짧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샌더스 의원은 아울러 지난 10일 뉴욕타임스의 민주당 대선주자 대상 대북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유엔한 대북 접근법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연료 생산을 동결할 경우 대북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것인가', '대북제재 해제 이전에 실질적 군축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민 "트럼프 재선 성공하면 비핵화 협상 '문턱' 낮출 듯"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 연구실장은 "최근 샌더스 발언은 북한이 상당부분 원하는 구도"라며 "선(先) 비핵화 조치와 포괄적인 합의를 이뤄야만 북한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결의 다르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대북제재를 점진적으로 풀겠다는 것도 핵문제가 장기적인 사안이라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이 기존에 취해온 자세에 비춰볼 때 수용 가능성이 높은 것이며, 지금의 트럼프 행정부 보다 좀 더 융통성 있게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 북한이 '이번 정권과 협상이 끝났으니 다음 정권과 상대하겠다', '샌더스 쪽에 올인하겠다'는 단절적 방식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차기 정권이 누가 됐던 북한의 협상 의지를 나름대로 인정해주길 바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홍 실장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미 협상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선이라는 '사슬'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져 좀 더 유연한 접근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홍 실장은 "트럼프는 정상 간 탑다운 방식을 고수하겠지만 일정한 절충이나 양보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문턱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또 다른 재선을 준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북 성과물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기는 북미대화와 대선 국면이 어중간하게 시기적으로 형성돼 있었다"며 "트럼프는 탄핵 국면, 우크라이나 사태, 청문회 등의 압박요소가 내부에 도사리고 있어 과감함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 문성묵 "탑다운, 바텀업 둘 다 중요치 않아…김정은 비핵화 의지가 문제"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을 상대로 할 때 탑다운이냐 바텀업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과거 바텀업 방식인 6자회담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방식이 아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 문제"라며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은 핵을 포기하는 척 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계산을 가지고 나온 것"이라며 "또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트럼프는 본인이 나서면 뭔가 되는 줄 알고 성급하게 접근한 것인데 대단한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며 "자발적으로 못하면 강요를 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대북제재가 가장 유용한 카드"라고 말했다.

또한 "대북제재 때문에 김 위원장이 어쨌든 대화의 장에 나왔다"며 "향후 제재 국면이 지속된다면 김 위원장은 핵이냐 생존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할 것이고 그러한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센터장은 "지금 미국이 추가로 쓸 수 있는 대북제재 카드들이 많이 있다"며 "결국 미국이 얼마나 수위를 높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해주느냐가 북한 비핵화 실현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푸틴, 김정은에 A-50 조기경보기 줬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형태의 항공기를 27일 전격 공개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북한군 참전의 대가로 김정은에게 해당 시스템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7일 공개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형태의 사진.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3.27 yjlee@newspim.com 이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26일 이틀간 무인정찰기와 자폭드론 개발과 성능시험 현장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정은이 노동당과 군부 핵심 측근과 함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형태의 항공기에 올라 내부를 돌아보는 모습도 공개했다. 김정은은 "이런 장비들은 우리 군대의 각종 정보수집 작전능력을 제고해 주고 적의 각이한 전투수단을 무력화시키는 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을 분석해보면 동체 위에 지름 9m의 회전 레이돔(rotodome)을 장착한 특징이 드러나는데, 이는 러시아 일류신(IL)사가 만든 조기경보기 A-50(베리예프)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러시아 일류신(IL)사가 만든 조기경보기 A-50(베리예프). 동체 위에  지름 9m의 회전 레이돔(rotodome)을 장착한 특징이 드러난다. [사진=뉴스핌 자료] 2025.03.27 A-50은 구 소련 시절인 1974년 6월 공군에 첫 인도된 조기경보기로 IL-76 수송기 기체에 레이더시스템을 탑재한 기종이다. A-50은 길이 56.59m, 날개길이 50.5m로 순항 속도는 700km, 항속거리 6700km에 이른다. 15명의 승무원이 탈 수 있고 대당 가격은 3억3000만 달러(한화 약 4800억원) 인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러시아 공군이 28대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우크라이나전 과정에서 일부가 격추된 것으로 보도됐다. 우리 군에서는 북한이 A-50을 도입한다 해도 당장 구형 미그기와의 합동작전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 공군의 전투기를 정밀 추적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향후 작전계획을 변경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일각에서는 푸틴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에 전용될 수 있는 군사정찰위성 보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김정은에게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관영매체들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26일 이틀 간에 걸쳐 무인정찰기와 자폭드론 개발과 성능시험 현장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형태의 항공기 내부를 돌아보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2025.03.27 yjlee@newspim.com 북한이 공개한 조기경보통제기와 관련해 러시아가 보유한 기종을 직접 줬을 가능성과 함께 북한이 기존에 보유했던 IL-76에 레이더와 정찰 관련 시스템을 장착하는 기술과 자재·장비 지원을 러시아가 기술진 등을 파견해 수행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 자체 기술로 조기경보통제기를 개발하거나 운용한다는 건 무리일 것이란 측면에서다.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IL-76으로 추정되는 항공기에 대한 개조작업을 진행 중인 정황을 파악한 바 있다. yjlee@newspim.com 2025-03-27 08:57
사진
작년 고위공직자 70% 재산 늘었다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지난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할 재산공개 대상 고위 공직자 재산이 평균 2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도와 비교했을때 평균 약 6201만원이 늘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공개했다. 이번 재산공개 대상자는 2047명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공개했다. 사진은 재산변동사항 내역 책자/김범주 기자 재산 공개 대상자는 행정부 소속 정무직,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국립대학총장, 공직유관단체장,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시·도 교육감 등이다. 신고일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이다.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재산공개는 각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별도로 공개한다. 총액 기준으로 재산공개 대상자 중 70.3%인 1440명이 기존보다 재산이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재산 감소자는 607명(29.7%)이었다. 평균 재산금액 20억원을 신고한 재산공개 대상자가 644명(31.5%)으로 가장 많았고, 10억~20억원이 610명(29.8%), 5억~10억원이 373명(18.2%), 1억~5억원이 352억원(17.2%), 1억원 미만은 68명(3.3%) 순이었다. 현재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재산신고액이 이번 재산공개 내역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직자 재산신고 시점에 윤 대통령이 구속돼 이번 공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는 것이 인사처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2023년 말 기준으로 74억 8112만원을 신고했다. 재산 대부분은 김건희 여사 명의였다. 공직자윤리법 제6조의3 제2항은 재산신고 대상자가 구속, 구금 등을 이유로 신고가 불가능한 경우 정기 변동 신고 유예 또는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부터 3월 8일까지 구속 상태로 정기 변동 신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최근 구속에서 풀려난 윤 대통령은 오는 6월 1일까지 재산 변경 사항을 신고를 해야 한다. 중앙부처 공직자 중에서는 이북5도위원회 이세웅 평안북도지사가 가장 많은 1046억 8588만원을 신고했다. 변필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477억 6129만원,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이 410억 9040만원, 이원모 공직기강비서관은 397억 8948만원 순으로 각각 신고했다. 기초자치단체장 중에서는 조성명 서울 강남구 구청장이 가장 많은 482억 507만원을, 광역시‧도의원 중에서는 경기도 김성수 의원이 250억 836만원을, 공직유관단체 중에서는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221억7715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재산 증가 원인으로는 토지·건물의 공시가액 상승과 저축, 상속 등이 꼽혔다.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는 전년대비 1.21%, 공동주택공시가격은 1.52%, 단독주택공시가격은 0.57%가 각각 상승했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말 종가가 2399포인트(P)로 2023년(2655P)보다 낮았다. 고위공직자 재산 총액 상위자(단위 : 억원)/제공=인사혁신처 한편 윤리위는 재산공개 후 3개월 이내에 재산공개대상자 전원을 대상으로 재산 형성 과정 등 집중 심사할 예정이다. 거짓 기재, 중대 과실 등에 대해서는 해임, 징계의결 요구 등 조치를 취한다. 지난해 심사에서는 징계의결 요구 32건, 과태료 부과 267건, 경고 및 시정조치 1516건 등의 법적 조치가 있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간사인 천지윤 인사처 윤리복무국장은 "국민 상식에 부합하고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공직자의 성실한 재산등록을 지원할 것"이라며 "등록한 재산 사항에 대해서 엄정하게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3-27 00:00
안다쇼핑
`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