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한미군 연합 긴급작전요구' 추진…사드 원격 통제 시스템 시험
軍 "美, 사드 성능 개선 추진은 사실…현재로선 사드 위치 안 달라져"
"사드 발사대 전진배치, 한국과 협의 필요한 사안" 일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를 레이더와 분리해 수도권 등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방부가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1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이 사드 무기체계를 업그레이드(개선)하겠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드의 위치, 배치 문제에 대해선 구체화된 것이 없다"며 "(한‧미 간에도) 협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noh@newspim.com |
◆ 美, 사드 발사대 원격 통제 및 성주 외 지역 전진 배치 추진 중
성공 시 북·중·러 등 주변국 반발 예상
앞서 존 힐 미국 미사일방어국장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 국방부 2021 회계연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미군이 추진 중인 '주한미군 연합긴급작전요구(JEON, United States Forces Korea Joint Emergent Operational Need)'에 대해 언급했다. JEON이란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를 위해 가용 자원인 사드, 패트리엇 등 레이더와 발사 시스템 등을 통합·관리하기 위한 미군의 계획이다.
힐 국장은 이 브리핑에서 "이 계획의 1단계는 사드의 발사대를 원격조종하거나 (방어 범위를) 늘리기 위한 역량을 시험하고 입증하는 것"이라며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사드 운용의) 유연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대를 뒤에 놓거나 레이더를 뒤로 옮길 수 있고, 발사대를 앞에 놓거나 추가 발사대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2단계는 사드 레이더를 활용해 패트리엇 미사일을 원격 조정해 발사하는 것이며, 마지막 3단계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사드 발사대에 통합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항공의 2016 도쿄 에어쇼에 전시된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시 모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드 포대는 6기의 발사대(발사대 1대 당 요격미사일 8발 장착)와 레이저, 지휘통제소, 발전 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현재 성주 기지에 배치된 사드는 유선으로 포대와 연결돼 있다. 때문에 사드 발사대가 이동식이어도 한 번 움직이려면 포대와 연동해 움직여야 해 이러한 부분이 한계로 지적됐다.
힐 국장이 미 국방부 예산안 브리핑에서 언급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사드 원격 통제 시스템을 단계 별로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사드 원격 통제가 가능해지고 미국이 사드 발사대를 추가 배치하게 되면 현재 사드가 배치된 성주 외에 수도권 등 한반도 여러 지역에서 사드 발사대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사드 '전진 배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패트리엇 레이더에 사드 발사대를 연결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사드-패트리엇 통합 체계'다. 이렇게 되면 정식 사드와는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현재 한반도 곳곳에 위치한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된 패트리엇 레이더를 통해 어느 정도는 정식 사드를 배치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사드를 전국 곳곳에 배치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사드 원격 통제가 가능해지고 나아가 패트리엇 레이더에 사드 발사대를 연결할 수 있게 된다면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가 사드 전진배치설을 부인한 것도 이러한 반발을 의식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2017년 촬영된 성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향후 성능 개선 완료된 뒤 전진 배치 가능성은 열어둬
국방부 "사드 발사대 배치 부분은 성능 개선 된 뒤 언급할 부분"
국방부는 이에 대해 "사드 발사대 전진 배치에 관해 협의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무기체계를 조금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일 뿐, 배치에 대해선 구체화된 것이 없다. 지금 (사드가 배치된) 성주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반드시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의 사드 체계 개선에 대해선 협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주한미군 비롯한 미군 전체에서 사드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여러 곳에서 다 업그레이드가 되는데 한국만 안 된다는 건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국방부가 지난 1월 10일 전후로 사드 체계 개선 및 패트리엇 미사일 성능개량 작업 필요성을 청와대와 국방부 등 우리 정부에 통보했는데 정부가 밝히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기는 확인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전반적으로 (사드 체계가) 업그레이드되지만 그것이 어떻게 적용될지는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며 "(위치 부분은) 업그레이드가 돼 봐야 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향후 사드 체계 개선이 이뤄진 뒤에는 수도권 등 성주 외 지역으로 전진 배치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배치 부분은 조금 더 기술적 진전이 된 후 구체화된 뒤 언급이 나와야 할 부분으로 2차례 성능시험 성공했다는 게 밝혀졌지만 무기체계 발전 배치는 곧바로 되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플랜으로 가겠다는 건 나와 있고 그게 실체화되는 것은 시차가 있다"고 밝혔다.
2017년 촬영된 성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사드기지 공사비용 방위비로 韓 부담'설도 부인…"협의된 적 없다"
역시 향후 협의 가능성은 열어둬 "환경평가 이후 협의할 사안"
한편 사드기지 관련 비용을 한국이 부담할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된 것도 논란이다. 미국 국방부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성주에 배치된 사드기지 공사비 약 580억원을 주둔국, 즉 한국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보안, 조명, 사이버안전, 전기, 수도, 가스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그런데 이 비용을 미국이 해를 넘기며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청구하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미국과 구체적으로 협의한 적이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미간 사드부지 부지개발과 관련 방위비분담에서 논의된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드 환경영향평가 완료 이후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 봐야 할 사안이다. 현재 환경영향평가는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성주 사드기지 비용과 관련해) 한국이 기본적으로 시설을 제공하고 나머지 운용은 미국이 한다는 기본적 변화는 없다"면서도 "협의사항이 있으면 협의해 나갈 사안"이라고 했다. 이 역시 향후 성주 사드기지 비용을 한국이 부담할 가능성을 아예 닫아놓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