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사라지면 실적 마이너스…이후 정부 사업 지원 불가"
박영선 "의약‧바이오, 공공성 중요…R&D 지원에서 고려하겠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과거 에볼라 바이러스와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사스를 거쳐 코로나19까지 왔는데, 기업들은 매번 진단 시트를 개발해 인허가를 받아 판매하지만, 이런 전염성이 있는 제품은 그때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는 스타트업에 3년간 6억 지원한다고 하지만, 백신과 진단키트 등은 단시간 내 많은 돈을 쏟아 넣어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범국가적인 플랜이 필요합니다."
13일 서울 송파구 휴벳바이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의약과 의료기기, 디지털헬스케어, 바이오소재 분야 기업의 특수성을 설명하며 이에 맞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휴벳바이오에서 열린 '코로나19 퇴치에 기여하는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13 pangbin@newspim.com |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스타트업과의 현장 간담회를 통해 애로를 청취하고 백신 개발 등 감염병 해결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동호 엔에이백신연구소 대표 또한 백신 개발과 감염자 치료제 개발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이에 적합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공장을 만들고 설비투자 등을 거쳐 전임상과 임상을 하면 최소 5년 소요되고, 비용도 수천억 들 수 있다"며 "이런 연구를 열심히 해도 사스처럼 소멸하면 결국 기업은 돈을 다 날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또 "백신 개발이 큰 가능성 있는 사업이면 왜 대기업들이 하지 않겠는가. 벤처기업이 유연하고 자유로운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만큼, 유망한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정부적인 측면에서 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수복 코젠바이오텍 상무는 바이러스가 일시적인 데 비해 의학‧바이오 관련 스타트업의 기술 개발에는 장기간 소요되는 만큼,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업체가 정부 지원을 받아 기술을 만드는데, 과거 사스처럼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결국 실적 보고는 마이너스가 된다"며 "그럼 이후 정부 사업에 지원할 수 없는 낙인 아닌 낙인이 찍히게 되는데, 기술이 있더라도 과거 실적 없으면 들어가기 힘든 이런 부분은 보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환자의 동선을 실시간 알려주는 코로나 지도를 개발한 이동훈 모닥 대표는 지도 개발에 사용했던 빅데이터를 언급하며 정보 개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코로나 맵을 만든 후, 다른 유사 서비스가 많이 생겨났는데, 이렇게 빨리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데이터를 질병관리본부에서 데이터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데이터 수와 질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 좋은 데이터와 많은 데이터를 제공받는 것이 중요한 만큼, 많은 데이터를 계속 제공해준다면 이후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좋은 서비스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휴벳바이오에서 열린 '코로나19 퇴치에 기여하는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13 pangbin@newspim.com |
약 1시간 정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건의 사항 등을 청취한 박영선 장관은 이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데에 관점의 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사스처럼 바이러스가 없어져 버리면 백신 개발 기업은 결국 실적이 안 나오므로 실적과 관계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 경제도 중요하지만, 의약‧바이오에서는 공공성도 중요한데, 이번 간담회를 통해 공영의 의미, 공공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간담회에서 여러분이 말한 내용을 중기부의 R&D 지원 분야에 추가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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