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조연 구분 없앤 시스템도 한몫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드라마 속 명품 조연들이 주연배우 못지않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명품조연이나 이른바 '주연급 조연'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요즘 조연들은 하나의 매력적인 캐릭터로 극을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 '사랑의 불시착' '낭만닥터 김사부2'…조연 전성시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두 작품에서 조연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tvN '사랑의 불시착' 속 북한군 5중대 양경원‧이신영‧유수빈‧탕준상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2'의 소주연, 김민재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랑의 불시착'과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사랑받고 있는 조연들 [사진=tvN '사랑의 불시착', SBS '낭만닥터 김사부2' 캡처] 2020.02.12 alice09@newspim.com |
'사랑의 불시착' 속 5중대 배우들은 각자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맡으면서 등장 초반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우선 양경원은 극중 5중대 특무상사 표치수 역으로 조연배우들 중 제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표치수는 함경도 출신으로 거칠고 섬뜩한 인상이지만 귀여운 허세와 츤데레 매력을 뽐내며 극 분위기를 조절하고 있다.
5중대 하사 박광범을 맡은 이신영은 실제 모습처럼 모델 뺨치는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다. 작품 내에서는 리정혁(현빈)의 곁을 지키며 충성심을 발휘, 시크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유수빈은 중급 병사 김주먹으로 분해 작품 내에서 남한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김주먹은 한국 드라마 없이는 못 사는 열혈 한류 팬으로, 드라마를 통해 습득한 남한 지식으로 윤세리(손예진)와 5중대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탕준상은 초급병사로 근무 중 어머니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마음이 여린 17세 소년 금은동으로 분했다. 금은동은 극중 세리와 가장 케미가 좋은 인물이자, 누구보다 여린 마음으로 모성애를 자극하면서 주연배우들과는 또 다른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랑의 불시착' 5중대 배우들 [사진=tvN '사랑의 불시착' 캡처] 2020.02.12 alice09@newspim.com |
'사랑의 불시착' 속 5중대 배우들이 각기 다른 캐릭터로 주연배우 못지않는 인상을 남기고 있다면, SBS '낭만닥터 김사부2' 속 서브 커플 소주연(윤아름 역)과 김민재(박은탁 역)는 시간이 갈수록 뚜렷한 매력으로 눈길을 끈다.
소주연은 응급의학과(EM) 전공의 4년차로, 초반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극중에서 김사부(한석규)를 따라 돌담병원으로 내려가면서 빛나는 조연으로 탈바꿈했다. 작품에서 짧지만 통통 튀는 매력, 해맑은 에너자이저의 면모로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극이 진행되면서 안효섭‧이성경 커플의 뒤를 이어 김민재와 서브 커플로 발전하고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높아졌다. 특히 소주연은 김민재와 함께 한 지코의 '아는 노래' 챌린지 춤에 나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했다.
◆ 각자의 캐릭터가 살았다…바뀐 조연의 역할
조연배우들은 이전 작품에서 극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혹은 주인공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역할이었다.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조연배우 역시 각자 사연과 비중을 갖고 등장하면서 당당한 '배역'으로 제몫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낭만닥터 김사부2' 서브 커플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2'] 2020.02.12 alice09@newspim.com |
이런 트렌트는 최근 드라마에서 두드러진다. '사랑의 불시착' '낭만닥터 김사부2' 이전에 KBS2 '태양의 후예' 김민석, tvN '도깨비' 조우진‧김병철이 대표적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매 작품 느끼는 부분이지만, 조연배우들이 자신의 비중이 적더라도 열의를 보이면 시청자들이 이를 알아봐주는 것 같다. 몇 장면 되지 않아도 배우들이 극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긴 녹화 시간을 견뎌가며 엄청난 연구를 해온다. 이런 배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조연들이 주인공 못지않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이전에는 드라마 자체가 주인공들을 위해 짜여졌기에 주‧조연을 나눴지만, 요즘에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작품 내에서 따로 주‧조연을 나누지 않는다. 또 주인공만큼이나 서브 주인공들도 주목을 받아야 드라마가 살기 때문에 요즘엔 모든 캐릭터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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