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재영입 17호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2008년 연간 보고서에서 "코스피, 최고 2400 간다"
2008년 6월 "2200 간다"…실제론 10월 900선 깨져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또 다시 과장 광고 논란에 빠졌다. 주인공은 영입인재 17호인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이다.
민주당은 홍 전 사장에 대해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홍성국 전 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찌감치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물적 증거가 없는 본인의 일방적인 주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홍 전 사장은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그가 내놓은 보고서들은 '매수' 일변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11월 28일 발표한 '2008년 연간 증시전망'에서 홍 전 사장은 2008년 주가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나타내며 1800~2400포인트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가 1800대 초반이었음을 고려하면 그의 전망은 대세 상승론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발표에서 입당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0.02.06 leehs@newspim.com |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코스피 지수는 2008년 2분기부터 하락 전환했고 9월 리먼브라더스의 패망과 함께 10월에는 900선 아래로 떨어져 투자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찌감치 예측했다고 보기 어려운 분석이다.
홍 전 사장은 리먼사태 3개월 전인 2008년 6월에도 "경기가 다소 둔화된다 하더라도 상장기업의 이익이 점차 늘어나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하반기 2200포인트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가는 1650선을 저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권고를 따랐다면 투자자는 반토막을 경험해야 했다.
이에 대해 홍 전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증권사에 몸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강하게 매도 전망을 내놓을 수는 없었다"면서 "프리젠테이션(애널리스트가 금융기관을 방문해 매니저에게 전망을 소개하는 행위)을 다니면서 비공식적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해명했다.
또 홍 전 사장은 "(2008년 12월 출간된) 책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는데, 이 책을 예전부터 집필했고 당시 미국 대선 결과를 반영하느라 출판이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 못 한 것은 그 뿐이 아니다. 대부분 증권사가 '블랙스완'의 위력을 알아차리지 못 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 정도만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전 세계 금융시장의 폭락을 예측했다.
당연히 홍 전 사장이 당시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다는 주장에 대해 업계 종사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로 얘기한다"며 "보고서에 (시장이) 좋다고 해놓고 프리젠테이션 가서는 나쁘다고 얘기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에서 홍 전 사장과 함께 일했던 한 애널리스트는 "그 위치 분들의 선택적 기억법이 아니겠는가"라며 "그래도 홍 전 사장 정도면 리서치센터장 치고는 비관론자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재영입과 관련해 민주당의 과장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이 '환경 전문 변호사'라고 소개하며 영입한 인재 8호 이소영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전문 변호사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이 13호 인재로 영입한 이수진 전 판사도 자신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블랙리스트 판사'로 소개해 문제가 됐다. '블랙리스트' 문건에 이 전 판사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과장 마케팅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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